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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 도식화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판타지 [N리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07-22 11:50 송고
'방법: 재차의' 스틸 컷 © 뉴스1
'방법: 재차의' 스틸 컷 © 뉴스1
감독 겸 작가 연상호가 창조한 독특한 세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변주되고 있다. 최근 그는 영화보다 호흡이 긴 드라마 시리즈에도 도전 중인데 '방법'은 그의 드라마 첫 도전작이자 성공작이었다. 영화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는 드라마 '방법'의 주요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와 '재차의'라는 특별한 소재를 접목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완성했다. 

지난 20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영화 '방법: 재차의'는 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피해자와 함께 발견된 용의자의 시신은 이미 3개월 전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은 혼란에 빠진다.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는 라디오에 출연하던 중 자신이 살인 사건의 진범이라며 임진희와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남자의 전화를 받는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진희는 인터뷰를 계획한다. 약속한 시간, 한 남자가 인터뷰장으로 들어오고, 임진희와 임진희의 팀은 그와의 인터뷰를 생중계한다. 남자는 자신이 시체를 조종하는 주술사이며, 자신이 시체를 조종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리고 인터뷰를 제안한 이유는 경고를 하기 위함이라며 승일 제약의 변승일 회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3명의 임원을 차례로 살해하겠다며 살인을 예고한다. 이어 경찰이 포진해 있는 상황, 그는 갑자기 칼을 빼들어 임진희의 목에 겨눈 상태로 장소를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포위망을 뚫지 못한 채 흙이 돼 부서져 사라진다.

임진희와 김필성(김인권 분) 그리고 유정훈(남연우 분), 강영수(서지후 분) 등은 탁정훈 교수(고규필 분)의 도움을 받아 '재차의 살인사건'의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살인을 예고했던 박용호(조한철 분)가 왜 승일 제약의 임원들에게 이 같은 경고를 했는지 알아보던 이들은 그것이 승일제약에서 했던 신약 임상실험과 관련이 있는 사건임을 확인한다.

'방법: 재차의'는 연상호 감독의 다른 작품들이 그랬듯 신선한 소재로 판타지적 즐거움을 준다.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 '방법'과 조선 중기 문신 성현의 고서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요괴 '재차의'(되살아난 시체를 뜻한다), 인도네시아의 흑마술사 두꾼 등 흔히 접해보지 못한 기발한 소재들이 몰입을 이끈다. 영화임을 의식한 듯(?) '방법: 재차의'에서는 일종의 좀비인 재차의 떼가 공격을 퍼붓는 추격신과 카체이싱 신이 등장하며 볼거리를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자신의 나약함과 추악함을 전혀 숨기지 않는 '연상호식' 악인들은 '방법: 재차의'에도 등장한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승일제약의 변미영(오윤아 분)이나 그의 아버지 변승일(전국환 등)의 캐릭터들이 그들이다. 이들 캐릭터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인물들처럼 1차원적이고 도식화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처럼 가차없이 묘사된 악인 캐릭터들이 종국에서는 권선징악의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는 데서 은근한 쾌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이제는 연상호 작품의 인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름 블록버스터 '대작'에 포함될만큼 스케일이 큰 작품은 아니다. 소재나 장르에 비해 비주얼적인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순 제작비 70억원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신선한 소재와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다시 보는 재미가 있는, 소소하게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러닝타임 109분. 28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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