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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떠나자 '탄핵·사면' 논쟁…"공든탑 무너질라" 초선 당대표론 '탄력'

"초선 대표 쉽지 않지만"…지지율 하락시 판세 기울 가능성
"공든 탑 주춧돌 빠지는 걸 지켜보는 느낌"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2021-04-22 16:14 송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초선 의원은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을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난 국민의힘에 초선 당대표론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경륜과 리더십이 당대표의 자질로 꼽히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재·보선 승리를 따냈음에도 개혁과 혁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연관된 사면·탄핵 논란이 국민의힘 이미지를 과거 보수 정당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안팎의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초선 지도부론이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직후 차기 전당대회에서의 초선 역할론이 급부상했을 때만 해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중진 지도부론이 우세했었다. 초선 지도부의 필요성보다는 초선 의원들의 당대표 도전 정신 자체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는 국민의힘이 재·보선 승리로 과거 보수정당 이미지에서 탈피할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판단도 깔려있었다.
그러나 최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남은 한 두달 동안 판세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 사퇴와 동시에 1년 동안 당 이미지를 혁신하고 외연확장하려 노력해온 결과물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그 주축에 중진 의원들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이 하나같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한 데 이어 5선의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첫주자로 나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당성을 문제삼았다. 즉시 '도로한국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때아닌 탄핵 논쟁이 재점화하자 당내에서는 그야말로 '공든 탑이 무너진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뉴스1에 "할 말이 없다. 공든 탑의 주춧돌이 하나씩 빠지는 걸 두 눈으로 보는 느낌"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퇴임과 동시에 당이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질 것이라고까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답답하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문제는 이런 내부 논쟁이 지속될 경우 청년층과 중도 세력으로의 외연 확장 기조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상황이 장기화하면 그 반대 급부로 초선 의원의 당대표론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대외적인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혁신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피플네트웍스(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의 지난 18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주호영 권한대행이 16.6%의 지지를 받아 1위, 초선인 김웅 의원이 11.3%로 2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은 조사 결과가 '이변'이라며 2위에 주목했다. 한 다선 의원은 이 결과를 언급하며 "여론조사를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뭔지를 알 수 있는 중요 참고 자료인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여야가 각각 친문(친문재인)과 탄핵에 얽매인 상황이라면 우리라도 민주당이 못하는 것을 해내야만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다른 의원과) 나눈 적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이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이 당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싶어 하신다"라며 "저는 이 조사 결과에 놀란 것이 아니라 김종인 전 위원장이 떠나자마자 쏟아져나온 탄핵과 사면 논쟁에 놀랐다. 그게 이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초선 의원들은 당 안팎의 혼란상에 대한 공개 발언은 당분간 자제하되 초선 당대표론이 선수에 따른 일종의 계파론으로 치닫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초선 의원은 "당대표 선거는 너무 먼 일이다. 다음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가장 큰 이슈 아니겠나"라며 "(당대표 선거에서도) 개인적으로 옳다고 판단되는 투표를 할 것이다. 선수가 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초선 의원들을 진심으로 응원하지만 당대표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장담하면서도 "만약에 그것을 해낸다면 그땐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우리 당이 새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성공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할테지만 오래 전부터 당을 지켜온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차기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유일한 초선인 김웅 의원은 이날 오후 김무성 전 대표가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에 발제자로 나서 자신의 비전을 처음으로 공개 발표한다.

차기 원내대표가 오는 30일 선출되면 새 원내지도부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늦어도 오는 7월 이전에는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그 때까지 국민의힘이 안팎 논란을 어떻게 정비해나가는지에 따라 지지율도, 당대표에 대한 민심과 당심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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