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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로 날개 단 LG-SK…본격적인 '배터리 확장' 시작

SK, 합의금보다 시가총액 더 많이 불어나…LG도 상승
양사 모두 불안요소 해소…美 시장 적극 개척 예상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1-04-13 06:00 송고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2년 동안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앞으로 '배터리 영토 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11.97% 상승한 26만65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지난 9일 22조원에서 이날 24조6400억원으로 2조6400억원 커졌다. 하루만에 LG에 지불해야 할 합의금(2조원)보다 더 많이 불어난 셈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도 장중 4.06%까지 오르다가 0.62% 상승으로 마감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와 LG만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배터리 분쟁에서 합의한 양사의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 없이 배터리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미국 조지아주 제1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SK이노베이션 제공) © 뉴스1

특히 미국 내 영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수혜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따라 조지아주(州)에 건설 중인 공장을 유예기간인 1~2년만 가동하고 이후에는 문을 닫을 상황이었는데, 합의가 성사되면서 이런 제한이 모두 없어졌다.

지출해야 할 합의금도 당장은 부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현금 1조원은 내년까지 지출해야 하지만, 로열티 1조원은 2023년부터 지급하면 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열티 1조원은 SK이노베이션 수주 잔고의 1.4% 수준"이라며 "SK IET 상장 및 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으로 유입될 현금 3조원을 고려하면 추가 차입 없이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이미 수천억원을 지출한 소송 비용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았고,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폭스바겐·포드에 대한 손해배상 부담도 벗어났으며, 조지아주(州) 공장 건설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도 지출하지 않게 됐다. 특히 유럽 등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LG와의 소송 리스크도 소멸되면서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없어졌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2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손에 넣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수급난이 예상되기에 설비투자를 얼마나 늘려 고객사를 많이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실탄'의 확보를 위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데, 이번에 확보한 합의금은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LG가 보유한 기술력의 가치를 인정받은 점도 큰 성과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유럽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초기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선 특허와 지식재산권 등으로 '장벽'을 쌓는 게 필수다. 이번 합의로 LG는 경쟁사들을 견제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합의로 두 회사가 전세계 3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미국 내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 기지를 확보한 기업은 SK·LG·파나소닉 등 3곳에 불과하다. 중국·유럽에 비해 경쟁이 다소 수월한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된 SK는 물론 미국에 5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LG까지 미국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합의에 대해 "양사를 비롯한 2차전지 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여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선도해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합의로 불확실성을 줄인 건 큰 소득"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에 큰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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