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삼성 추격에 놀랐나?"…인텔서 'GAA' 특허 사들인 소니

소니, 작년 하반기 인텔로부터 GAA 특허 30여건 매입
GAA 기술 선도 삼성전자…이미지센서 경쟁 확대될 듯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1-03-07 07:30 송고
일본의 소니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전기차 시제품 '비전-S'/뉴스1 © 뉴스1 주성호 기자
일본의 소니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전기차 시제품 '비전-S'/뉴스1 © 뉴스1 주성호 기자

일본의 소니가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인텔로부터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로 알려진 'GAA'(Gate-All-Around) 특허 30여건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선 GAA 기술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는다. 공교롭게도 인텔에서 GAA 특허를 사들인 소니는 시스템 반도체의 대표 주자인 '이미지센서(CIS)'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어서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미국의 인텔로부터 'GAA 트랜지스터' 관련 특허 35건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이전 과정에서 양사간에 로열티가 오고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GAA는 반도체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다. 반도체 칩 하나에 수천만개에서 수억개씩 탑재되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점차 작아질수록 전류를 조절하는 게이트(Gate)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기존의 평판(Planar)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이 하나의 면으로 맞닿아 있어서 누설 전류가 생기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3차원(3D) 구조의 공정기술이 개발됐는데, 이것이 바로 물고기의 지느러미 모양을 닮은 '핀펫(FinFET)' 트랜지스터다. 게이트와 채널간 접점을 3면으로 넓혀 반도체 성능을 높인 것이다.

차세대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자료=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차세대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자료=삼성전자 제공) © 뉴스1

핀펫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 차세대 공정 기술인 GAA다. 이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어 전류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높은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GAA 기술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꼽히는 곳은 삼성전자다. 독일의 특허 분석업체 페이턴트사이트(PatentSight)에 따르면 GAA 특허를 가진 기업들의 보유 기술을 평가한 결과 삼성전자가 1위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3나노(㎚·10억분의 1m) 이하 공정에서 GAA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나아가 삼성전자는 종이처럼 얇고 긴 나노시트를 여러장 적층해 전력효율을 높인 독자기술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도 개발했다.

이어 대만의 TSMC와 인텔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페이턴트사이트에 따르면 소니의 경우 양적인 측면에서는 IBM, 글로벌파운드리(GF) 등과 비교해서 GAA 특허가 턱없이 적었지만 인텔로부터 이른바 '알짜배기' 기술을 확보하며 특허 강점 평가에선 업계 6위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페이턴트사이트는 "소니가 사들인 특허 중에서 일부는 GAA 특허 인용 빈도가 매우 높은 것도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고급 이미지센서에 GAA 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소니가 인텔로부터 GAA 특허를 매입한 것을 두고 향후 제품에 도입할 기술을 사전에 확보하는 차원으로 분석한다. 결국 소니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과 연관지어 본다면 이미지센서(CIS) 기술에 적용될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GAA' 기술 특허 포트폴리오 랭킹(자료=페이언트사이트) © 뉴스1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GAA' 기술 특허 포트폴리오 랭킹(자료=페이언트사이트) © 뉴스1

시장조사업체 욜(YOLE)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소니는 2019년말 기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42%로 1위 기업이다. 선두 소니를 쫓고 있는 2위는 삼성전자로 매출 점유율은 2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R&D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소니는 주요 고객사였던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무역제재 영향을 받으면서 사업이 불안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이미지센서에 GAA 기술을 적용할 수준까지는 아니겠으나 추후에 미세 공정이 발전하면 필요할 것"이라면서 "소니도 향후 출시할 신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GAA 특허를 매입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받고 있는 소니가 이른바 '초격차' 전략을 위해 이례적으로 다른 반도체 업체로부터 특허를 매입할 정도의 초강수를 던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올들어 삼성전자도 소니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캐파를 확대하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할 방침이다. 화성사업장의 D램 13라인을 이미지센서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최근에는 자동초점 기능을 강화한 5000만화소급 '아이소셀 GN2' 신제품도 내놨다.

한편,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19년 193억달러였던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은 2022년에 2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 및 업체별 추이(자료=욜디벨롭먼트) © 뉴스1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 및 업체별 추이(자료=욜디벨롭먼트) © 뉴스1



sho218@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