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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책 한달]"공급대책? 별로 신경 안써요"…매물 쌓여도 버티기

2월 거래 줄었지만 시장서는 2·4대책 영향 아닌 대출 규제 때문 해석
전문가 "집값 하락 아닌 상승폭 둔화 예상"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이동희 기자, 박승희 기자 | 2021-03-03 07:05 송고 | 2021-03-03 07:58 최종수정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2021.2.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2021.2.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집을 파는 사람은 그동안 정책이 다 실패한 것을 봐서 학습됐기 때문에 2·4 대책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을 안써요."

정부의 대규모 공급대책인 2·4 공급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후 서울 목동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가 한 말이다.
공인중개사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매물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지만 이같은 매물감소가 2·4 대책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오른 탓에 거래가 감소했으나 2·4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등의 직접적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1472건으로 1월 5690건에 비해 4218건(-74.1%) 감소했다. 지난해 2월 8301건과 비교하면 6829건(-82.3%) 감소한 규모다. 이는 2019년 2월 1454건 이후 2년 만의 최소 거래 건수다.
◇거래는 줄었지만…"2·4 대책 영향은 아니다"

최근 매매시장 동향에서도 거래 감소세는 두드러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22일 기준 매수우위지수는 98.1로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100을 밑돌았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을 경우 매수자가 많고 매매거래가 활발함을 의미하고 100보다 아래일 경우 반대를 뜻한다.

2월 들어 이처럼 거래가 뚝 끊기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2·4 대책이 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앞서 2025년까지 공공개발 등을 통해 전국에 약 83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2월4일 발표했다.

그러나 공급대책 발표 한 달이 지난 현재 시장에서는 공급대책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목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대출규제, 임대차보호법 등)기존 대책이 시장 상황을 다 얼어붙게 했지, 2·4 대책은 그렇게 큰 영향은 없다"며 "솔직히 지금도 매출은 충분하다. 시장에서는 금액이 꺾였다기보다는 그냥 손님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은 있는데 거래가 줄어든 것은 공급을 기대하는게 아니고 대출이 막혀서 못사는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공공임대 주택 짓는다고 했는데 사람들 생각 수준이 높아져서 그런 곳을 선호하지 않는다. 수요가 줄어든 건 돈이 융통이 안 돼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산의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솔직히 대출이 안돼서 그런 것"이라며 "2·4 대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은 아니고 대출 됐으면 또 엄청 샀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집값을 엄청나게 올려놓고 15억원 미만은 돈 없으면 집을 사지도 못하게 대출을 막아놨다"며 "물건이 순환하려면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풀어줘야 하는데 양도소득세도 올리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게 해놨다. 그게 다 시장의 공급물량인데, 공급이 안 돼서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책 발표 후 관망세로 돌아선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신림동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금 엄청 올랐는데 그 가격 주고 사느니 정부를 한 번 믿어보고 기다리자 이런 생각도 있는 것 같다"며 "원룸 보러온 젊은 친구들이 어차피 지금 가격엔 못 사니까 몇년 뒤엔 기회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곤 한다"고 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202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2021.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4 대책으로 집값 폭락은 없을 것…둔화 정도 예상"

시장이 이처럼 2·4 대책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는 것은 정부의 대책발표 이후에도 집값이 크게 변동된 게 없어서다. 공급대책에 따른 시그널로 거래가 줄었지만 집값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 상승폭이 둔화됐을 뿐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0.8%에서 1.17%으로 확대됐다. 서울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재건축 이슈로 전달 0.4%에서 2월 0.51%로 상승폭이 커졌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거래 감소는)2·4 대책의 영향이 아니라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서 저항선이 생긴 것"이라며 "대출규제도 여전하고 매출이 나와도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일시적인 상승폭 둔화 정도로 해석된다"며 "오히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은 공공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규제 완화. 이것을 시장은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 속도가 나면서 고점 경신을 이어갈 것이다. 단순 거래량은 매물이 줄어서 감소한 것으로 총량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집값이 하락 없이 어느 정도 둔화된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소장은 "지금 거래를 보면 직전 최고가에서 더 가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집주인은 기대감이 있어 호가를 높이나 매수자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심리가 크다"며 "결국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폭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수석연구원도 "(가격)상승폭 자체가 주춤하지만 3월 숫자를 봐야 할 것"이라며 "이사철 이슈도 있고 전셋값이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올해 전셋값이 하락 전환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전셋값 상승세로 매매시장으로 이전 수요가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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