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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도의회 교육위원장이 도교육청 직원이냐"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2020-12-07 10:42 송고
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김희수 교육위위원장과 최영일 부의장이 '최영심 도의원에게 무시 발언을 한 장병익 전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의 사과 형식'과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20.12.4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김희수 교육위위원장과 최영일 부의장이 '최영심 도의원에게 무시 발언을 한 장병익 전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의 사과 형식'과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20.12.4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정병익 전북도교육청 부교육감은 진심으로 전북도의회와 도민들에게 사과를 하려 했을까.

정 부교육감이 도의회에 나와서 한 부적절한 발언과 그에 대한 사과 때문에 전북이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시끄럽다.
“의회가 사과를 하라고 해서 사과하려 한다”는 정병익 부교육감의 발언을 사과 자리 현장에서 들었을 때, 또 “부교육감이 사과를 하도록 조정 역할을 했다”는 김희수 도의회 교육위원장의 말을 들었을 때 진심어린 사과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게 명확해졌다.

진심을 다한 사과가 아니라 마지못해 형식만 갖추고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모습들만 크게 부각됐다.

정 부교육감은 11월24일 예산심사 과정에서 최영심 의원(정의당·비례대표)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도의회와 사회단체 등이 발끈하고 나섰지만 4일 이전까지 정 부교육감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연말 도교육청을 떠날 것으로 알려진 정 부교육감에게 도의회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4일, 사과를 하겠다고 찾은 도의회에서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여기에는 김희수 교육위원장도 한몫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정 부교육감은 뻣뻣한 모습을 보이며 취재에 나선 기자들을 회의실 밖으로 몰아냈다.

기자들을 본 정 부교육감이 김 위원장을 향해 “이건 약속이 틀리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닌 김 위원장의 부탁으로 사과를 하러 온 모습이었다.

혹시라도 정 부교육감이 사과를 하지 않고 도의회를 떠날까봐 전전긍긍하던 김 위원장의 태도는 보기에 딱할 정도였다.

현장에서는 “김희수 위원장이 도교육청 직원이냐”며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그나마 송지용 의장과 최영일·황영석 부의장이 정 부교육감의 사과를 거부하고 만나주지 않으면서 의회의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켰다.

의장단이 김 위원장을 불러 사과를 거부하기로 결정했을 때 얼굴을 찡그리며 의장실을 나오는 김 위원장, 웃으며 떠나는 정 부교육감과 교육청 직원들을 봤다.

김 위원장은 왜 얼굴을 찡그렸고 정 부교육감과 직원들은 웃으며 자리를 떠났을까. 사과하려는 사람과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의 뒤바뀐 표정에서 씁쓸함을 느낀다.


kdg206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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