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2주간 40만 수험생 대이동 '확산 분수령'…대학· 숙박시설 '비상'

대학별 고사실당 수용인원·자가격리자 응시 기준 제각각
게스트하우스·찜질방 등 대학가 숙박시설 방역 우려도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0-12-05 06:00 송고
수능 후 첫 주말인 지난해 11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20학년도 수시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빠져나와 귀가하고 있다. 2019.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수능 후 첫 주말인 지난해 11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20학년도 수시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빠져나와 귀가하고 있다. 2019.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일 600명대를 돌파한 가운데, 전날 수능을 치른 전국의 학생들이 이번 주부터 논술과 면접시험을 위해 서울에 집결한다. 지방에서 온 학생들 대부분이 대학 내 고사장 뿐 아니라 게스트 하우스나 찜질방 등 숙박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에 적신호가 켜졌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숭실대를 시작으로, 5~6일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7~8일 연세대, 12~13일 이화여대·한국외대 등 최장 3개월간 각 대학의 입시전형이 예정돼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4일 브리핑을 통해 "5·6일 20만7000명, 오는 12·13일 19만2000명의 수험생이 대학별전형에 응시하기 위해 이동한다"며 2주간 40만명 규모의 수험생 대이동을 예고했다.
국가 관리 시험인 수능과 달리 논술·면접의 대학별 시험은 교육부에서 모두 관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학이 결정한 자체 방역수칙에 따를 수밖에 없는데 강의실당 수용 인원이나 자가격리자 응시 방법 등 대학이 정한 방역 지침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논술고사가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자가격리자 시험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자가격리 학생의 응시기회가 보장되지 않거나 최악의 경우 증상이나 접촉 사실을 숨기고 시험을 보는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

가장 먼저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숭실대학교의 경우 4, 5일 이틀에 걸쳐 총 1만459명이 학교를 찾는다. 숭실대 측은 개인 책상마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한 고사실당 최대 50명을 넘지 않게 배치한다고 밝혔다. 자가격리자의 경우 교육부가 지정한 양천구 소재의 별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르며, 4일엔 3명의 자가격리 학생이 이곳에서 시험을 치렀다.
서강대학교는 5, 6일 이틀간 치르는 논술전형에 모두 1만8047명이 응시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두 차례에 걸친 철저한 체온측정과 고사실당 최대 30명 수준의 방역수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가격리자의 경우 "권역별 고사장을 활용하는 게 맞긴 하지만 아직 장소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자가격리자 인원을 먼저 파악한 뒤 권역별 고사장을 활용할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도 5~6일에 걸쳐 총 2만9401명의 학생들이 논술고사에 응시할 예정이다. 성균관대 측은 "작년까지는 2교시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3교시로 확대해 인원을 분산했다"면서도 자가격리자 응시 방식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별도 시험장을) 공통으로 마련하는 거라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어떤 시험장인지는 교육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학 내 고사장만이 아니다. 지방에 사는 학생 대부분은 장거리 이동에 부담을 느껴 시험 전날 서울로 향한다. 서울에 친척 또는 친구의 집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학생은 대학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찜질방 등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서울 마포구의 한 게스트 하우스 사장은 "지방에서 (시험을 보러) 오는 학생들이 아무래도 잘 곳이 필요한데 모텔은 좀 그러니까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예약율이 엄청 떨어졌는데 시험이 있는 주말은 예약이 조금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작년 수능 이후와 비교하면 줄긴 했지만 평소 사전 예약문의가 2~3건이었다고 치면 지금은 6~7건 정도 된다"고 밝혔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게스트 하우스 사장도 "작년과 비교하면 저조하지만 4~6일 예약을 문의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주 이어질 수험생 대이동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1인이 묵을 수 있는 호텔을 이용하거나 시험만 보고 빨리 귀가해 코로나19를 예방할 것을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은 학생들의 경우 30~40%가 무증상으로 나타난다"며 "논술고사실에서 감염돼 그 학생들이 집에 가서 가정에 전파하면 또 다시 전국확산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천 교수는 "게스트 하우스나 찜질방은 굉장히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당일에 와서 보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친척집이나 1인으로 묵을 수 있는 호텔에 가서 혼자 있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사장 내부는 밀집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고사장을 많이 만들어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며 "자가격리자 또는 확진자의 경우에도 가능하면 대학에서 방안을 마련해서 학생들이 기회를 잃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불가피한 경우)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 서울은 지방보다 감염 위험이 높다"면서 "학생들이 최대한 시험만 보고 빠르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ukgeu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