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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자유무역시장 'RCEP'…한국 수출에 이득될까

자동차·철강 개방 확대…한류콘텐츠 확산 기대감
전문가 "통상정책에 중대 의미…수출경쟁력 제고"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20-11-15 14:3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15일 한국을 포함한 15국이 참여하는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되면서 협정문에 어떤 내용이 담겼고, 우리나라 통상·무역산업에 어떤 이득을 줄지 주목된다.

RCEP는 아세안(ASEAN) 10국에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인도가 빠지면서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 국내총생산(GDP), 무역 규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이다.

협정문은 참여국 수가 많고 각 국가별로 맺은 양허(관세율 인하) 수준이 각기 달라 무려 1만5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알려졌다. 협정 내용은 크게 상품, 서비스·투자, 규범 분야로 나뉜다.

우선 상품 분야에선 이미 체결된 한-아세안 및 중국, 호주, 뉴질랜드와의 양자 FTA를 업그레이드해 추가 시장개방을 확보하고, 처음 협정을 맺은 격인 일본과는 우리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해 전체 이익균형을 도모했다.

아세안의 경우 기존 79.1~89.4% 수준의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 수준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 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 핵심품목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과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품목도 추가 시장개방을 확보했다.

지난 2007년 한-아세안 FTA 발효 당시 우리 수출이 387억달러에서 지난해 951억달러로 2.5배 늘었는데, 더욱 자유화한 이번 RCEP 체결로 아세안과 경제협력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관세 철폐 수준은 품목수 기준 한일 양국 모두 83%로 동일하다. 아세안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자동차, 기계 등 주요 민감품목 양허를 제외한 탓이다. 또 수입규제로 논란이 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도 낮은 양허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호주, 뉴질랜드는 종전에 맺은 양자 FTA와 개방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는 각 국별로 맺은 FTA를 통해 중국과 91~92%, 호주와 98%~100%, 뉴질랜드와 98%~100%의 관세 철폐율을 보이고 있다.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농·수·임산물은 민감성 보호를 위해 대부분 종전에 체결된 FTA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 핵심 민감품목인 쌀·마늘·양파·고추 등과 수입액이 큰 주요 민감품목인 새우·오징어·돔·방어 등을 양허 제외로 보호하고, 일부 개방품목도 관세 인하폭을 최소화하거나 관세철폐 기간을 확보했다.

서비스·투자 분야 중 서비스 부문은 문화콘텐츠·유통·물류 등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한-아세안 FT 대비 시장 개방 수준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 등은 온라인게임, 애니메이션, 음반 녹음, 영화제작·배급·상영 등을 추가 개방해 아세안에 대한 한류 확산 여건을 개선했다.

투자 부문은 최혜국대우 도입, 이행요건 부과 금지 등을 통해 한-아세안 FTA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자유화 규범을 확보해 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했다.

규범 분야에선 원산지 등 역내 통일된 규범 마련을 통해 안정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저작권·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식재산권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보호 규범과 침해시 구제수단을 마련해 한류 콘텐츠의 안정적인 확산을 돕도록 했다. 

정부는 RCEP을 통해 우리 공급망 중점 협력국인 중국, 베트남, 일본 이외에 새로운 지역과 가치사슬(공급망) 연계성을 높이고, 아세안 10개국 개방 수준이 높아진 만큼 현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신(新)남방정책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등 수출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 수출 감소폭을 낮추고 수입 증가를 억제해 GDP 개선에 도움을 주며 글로벌공급망 재편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덕근 국제공정무역학회 회장은 "RCEP 체결은 사실상 한-일, 한-중-일 FTA를 위한 토대가 구축됐다는 점에서 통상정책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향후 신남방 정책에서 지향하는 신규 시장 확대와 전략적 경제협력체계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RCEP 체결로 우리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진행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번 서명에서 빠진 인도가 재참여할 수 있게 참여국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15개 참여국은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RCEP를 최종 서명했다. 지난 2012년 협상 개시가 선언된 이후 약 8년간의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기존에 맺은 한-아세안 및 중국, 호주, 뉴질랜드와의 양자 FTA를 더욱 자유화하고 일본과는 첫 협정을 맺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제23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