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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의 촉]"미 대선 바이든이 이길 가능성 높아…그것도 압승"

'워싱턴업데이트' 운영자 박상현 칼럼니스트 인터뷰
부자과세·경찰개혁 등 기대…해리스 '차기후보' 주목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20-10-22 06:50 송고 | 2020-10-22 16:17 최종수정
박상현 칼럼니스트·페이스북 페이지 '워싱턴업데이트' 운영자(사진=박상현 칼럼니스트 제공) © 뉴스1
박상현 칼럼니스트·페이스북 페이지 '워싱턴업데이트' 운영자(사진=박상현 칼럼니스트 제공) © 뉴스1

누가 이길까.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가는 22일 기준으로 미국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은 불과 13일 남았다.

지난 4년 갈팡질팡하고 불안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성적 정치 행위란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 리더, 중재자로서의 자리도 잃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할 수 없는 변수가 등장,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극도의 혼란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미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더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느냐를 가늠할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부터 페이스북에 '워싱턴 업데이트'(https://www.facebook.com/WashingtonUpdate)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미 정치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와 분석을 내놨고, 특히 선거제도부터 우리와 많이 달라 접근하기 쉽잖은 미 대선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왔던 한 사람이 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디어 및 미국 정치에 대해 기고와 저술, 번역, 방송 출연과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상현 칼럼니스트가 그 사람이다. 현재 미 페이스 대학(Pace University) 방문 연구원으로 있다.

박 칼럼니스트는 지난 선거에선 누가 이길 것이란 전망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전 부통령)가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으며 그가 승리한다면 압승일 것"이라고 무게를 두어 예상했다. 만약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다고 해도 그건 신승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 미디어 보도를 촘촘히 분석해 그것을 근거로 전망한 것이다. 

참고로 최근까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앞서가고 있다(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각 주별 지지율 추이는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s://www.realclearpolitics.com/epolls/latest_polls/). 현재 전국적인 평균 지지율 차이는 8.9%포인트, 가장 많이 벌어진 격차는 17%p까지였다. 
박 칼럼니스트는 또 올해는 마치 지난 1968년 미국에 대혼란이 있었던 해와 너무도 흡사하다고 봤다. 인종차별과 인권탄압이 극에 달했던 그해 대선에선 '침묵하는 다수' '법과 질서'란 말을 쓴 리처드 닉슨(공화)이 승리했지만, 흑인과 빈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로버트 F. 케네디(RFK) 후보에 사람들은 열렬히 환호했었다. 박 칼럼니스트는 "이번 선거는 그렇게 국가적 위기에 뒤를 이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변화에 대한 에너지가 모이는 시점"이라며 주목했다.

다음은 박 칼럼니스트와의 일문일답. 인터뷰는 카카오톡과 이메일을 통해, 그리고 씨로켓리서치랩이 미 대선 관련과 관련, 박 칼럼니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씨로켓살롱 줌 화상미팅 등을 통해 진행됐다. (이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직함을 빼고 '바이든' '트럼프'로 지칭)

-어째서 바이든의 압승을 기대하고 있는 것인가.

▶ 미국 미디어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이다. 너무나 많은 미디어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더힐(The Hill)에서부터 한때 '트럼프의 입' 역할을 했던 보수 성향 폭스뉴스의 소유주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에 이르기까지 바이든의 압승(landslide victory)을 점치고 있다. 포브스(Forbes)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를 점쳤던 빅데이터 분석 툴을 이용한 결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감정'(positive sentiment)을 일으키고 있으며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겠지만.

-경합주(swing states) 중에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곳은 어디인가.

▶ 무조건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는) 플로리다주다. 바이든 후보가 조지아주를 빼고는 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주력해서 정치광고에 돈을 넣고 있는 곳도 플로리다주다. 항상 대선의 결정적인 역할은 플로리다주가 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은 전국적으로 볼 때 플로리다주로 가장 많이 은퇴하고 있어서 이곳은 '미국을 잘 대표하는 곳'이라고도 여겨진다. 

정치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분석한 미국의 각 주별 대통령 후보 지지도. 빨간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 파란색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주를 표시한다.가운데 색이 연한  곳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주들이다. (파이브서티에잇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정치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이 분석한 미국의 각 주별 대통령 후보 지지도. 빨간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 파란색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주를 표시한다.가운데 색이 연한  곳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주들이다. (파이브서티에잇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중도 성향의 부동층'이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를 뽑아 결정적으로 트럼프 당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 그들은 지금도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을까.

▶ 2012년에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던 오하이오, 아이오와,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주 중도성향 부동층 가운데 아이오와, 오하이오주는 이번에도 트럼프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도 바이든 쪽으로 넘어오긴 힘들 것이다. 약간 불안하지만 바이든 지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만 넘어오면 사실상 '게임 끝'이다.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선거에서의 득표는 사실 '내신 점수'와도 같다(참고: 11월3일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건 정확하게 말해 선거인단을 뽑는 것이다. 이후 선거인단 총 538명이 모여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해 투표를 실시한다. 이 선거에서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어야 승리한다. 선거인단을 뽑는 방식은 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각 지역 정당이 전당대회나 당 중앙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즉, 내신만 가지고 대학을 갈 수도 있는 것처럼 각각의 주마다 선거 방식은 다 다르지만 어찌 됐든 '점수'가 나오니까(판별하는 기준이 된다는 뜻).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주도 경합주로 합류해 이들 몇몇 주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트럼프도 이들 중도층 공략에 애쓰고 있을 텐데.

▶ △이민자 문제 △경제 성장 △총기규제 반대 △건강보험·오바마케어 △코로나19  팬데믹 △급진좌파의 위협 △인종갈등과 폭력시위 △보수대법관 임명·낙태문제 등을 주요하게 이슈 삼아 주장을 펼쳐 왔다. 앞의 네 가지가 2016년 대선에서 주로 강조했던 것들이라면 뒤로부터 세 가지는 트럼프가 요즘 더 강조하고 있는 의제다. 그가 마구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있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생존본능을 발휘해 의제를 설정하고도 있는데 인종갈등과 관련해선 "교외(surburb)에 사는 백인 여성들은 날 찍어야 안전할 것이다" 등의 주장을 한다든지, 낙태 반대론자인 연방대법관 후보를 낸다든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인종과 관련해선 트럼프의 주장이 잘 안 먹히고 있는 듯하다. 미국 사회가, 그리고 교외의 사회가 더 다원화했기 때문이다. 많은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를 싫어한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바이든의 선거 의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그의 의제란 뭘까.

▶ 포린어페어즈(FA)의 칼럼 '왜 미국은 다시 (세계를) 리드해야 하는가'(Why America Must Lead Again) 같은 것을 읽어봐도 바이든에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분명치 않다"고 지적된다. 분명한 의제가 있다면 '트럼프 쫓아내기'겠지. 그런데 이번 선거는 인물에 대한 투표지, 정책에 대한 투표가 아닌 양상이다.

최근 팟캐스트 '더데일리'(The daily·뉴욕타임스(NYT)가 운영한다)에서 바이든의 정책 부재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정책이랄 만한 것이 없는데 누구를 (각료에) 앉힐 것인가가 그 정책을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1940년대처럼 국가적 위기를 거국적인 방향틀기로 활용할 거라고. 그러나 그것까진 어려울 것 같고 바이든은 아마 경찰개혁에 제일 먼저 나서려고 할 것 같다. 경찰제도가 주, 도시마다 다른데 연방의 지원을 받는 부분을 활용해서 목 조르기(Chokehold·'조지 플루이드 사건' 때 이슈가 됐다)와 같은 특정 제압 방법을 불법화하는 입법 등에 나설 것 같다. 조지 플루이드 사건 이후 "경찰 예산 삭감하라"(Defund the Police)란 구호도 나오지만 그렇게 급진적인 개혁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지금 막판 중의 막판인데 현재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일까.

▶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t) 연방대법관 후보자 임명이 가장 큰 쟁점이다. 여기에 팬데믹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여부도. 트럼프의 고정 지지층은 전체 유권자의 30~40%가량인데 이 가운데 15% 정도가 바이든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에 질렸고 여기에 팬데믹 대응을 잘못한 것에 대한 비판 등에 따른 것이다. 

배럿 임명은 사실 선거 효과를 노리려면 트럼프가 "나와 공화당을 찍어라. 정권이 바뀌면 보수 성향 판사를 대법관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하면서 선거 이후에 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전에 임명하려는 이유는 선거 결과가 초박빙일 경우, 그리고 투·개표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정싸움으로 이어갈 때 대법원의 판단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과연 선거 패배 이후 법정 다툼으로까지 사안을 비화시킬까.

▶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그래서 연방대법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이고.  정말로 그럴 만한 사태로 발전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트럼프는 자신의 기소 여부와도 상관없이 계속 바이든을 조롱, 공격할 것이다.

-바이든이 당선되어도 현 상황을 감안할 때 혼란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

▶ 선거 이후에 트럼프 지지세력들은 무력투쟁이라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저항세력이란 사람들이 사실은 게으른 성향의 사람들이라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들었다. 우편투표, 사전투표와 관련해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도 들었다. 따라서 크게 문제될 건 없지 싶다.

미국 대선에 민주당 러닝메이트로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과 카말라 해리스 전 상원의원 © AFP=뉴스1
미국 대선에 민주당 러닝메이트로 나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과 카말라 해리스 전 상원의원 © AFP=뉴스1

-카말라 해리스는 부통령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사람들은 해리스가 로스쿨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에서 검사를 하다 주 법무장관을 거쳐 정치인으로 변신한 인물인 만큼 사실 "법무장관이 되어서 트럼프에 대한 재판을 하면 '딱'"이라고들 얘기해 왔다. '해리스 법무장관=트럼프 기소'라고 말이다. 그게 아니게 됐지만 바이든은 해리스에게 무엇인가 막중한 임무를 줄 것 같다. 법조인 출신이란 점을 감안할 것이고. 바이든은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고령이라 해리스가 '차기 주자'란 컨센서스가 민주당 내에 있다. 바이든도 그걸 알고 임명한 것이고. 그래서 어떤 임무를 줄 것인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또 부통령은 연방 상원의장이잖는가. 평소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논쟁이 치열한 사안이 있어 50대 50으로 표가 나뉘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선거를 치르고 난 뒤 민주당의 분열 가능성도 얘기된다.

▶ 지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AOC)는 아마도 전쟁을 치르고도 있을 만큼 반대 성향인데 대선을 위해 이를 유보하고 있다. AOC와 버니 샌더스 같은 급진 좌파 성향의 의원들과 바이든은 지금은 트럼프라는 '공동의 적'을 이기기 위해 연합하고 있지만 바이든이 당선되고 나면 멀어질 수 있다. 적이 사라지면 본격적인 당내 힘싸움과 분열이 예상된다. AOC는 '적당히 진보'인 사람이 아니다. 중도세력들도 "힘들어 죽겠다"라고 손사래를 치는 인물이다. AOC는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 임무(mandate)라고 보고 있고. 바이든이 이들 진보 세력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까 궁금하다.

-바이든 당선시 한국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 무역 등 경제와 관련해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무역전쟁을 일으킨 트럼프처럼 강한 의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적어도 확전 양상을 보이진 않을 것 같다. 다만 대북 문제에 있어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처럼 '무시 전략'(참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기조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였다)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래서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이 강조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세제개혁인데.

▶ 부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바이든도, AOC도 열심히 얘기하는 부분이다. 어떻게든 부자들에 대한 세부담은 늘릴 것이다(바이든은 부자의 개념을 연 40만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빌 클린턴, 오바마, 바이든 전부 (중도인) '신민주세력'(New Democrat)이라 아주 급진적이진 않을 것 같다. 마이클 블룸버그류는 아니지만 친기업, 친월가인 편이기도 하고.

-바이든은 어떤 스타일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 대통령이란 존재에 대해선 참 다양한 모델이 있다. 가령 존 F. 케네디가 미국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면 린든 존슨은 실질적인 업적이 많은 대통령이었다. 지금의 순간은 미국이 변화를 원하는 에너지 응축도를 볼 때 루스벨트(FDR)에 버금가는 순간이라고들 하는데, 바이든이 FDR만큼의 에너지를 뽑아내겠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나온다. 분명한 건 FDR 이후로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세기의 기회라고는 본다.

-미국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고 '덕후'가 된 데엔 어떤 계기가 있었나.

▶ 드라마 '웨스트윙'의 팬이었고 미국 정치의 구도를 알지 못하곤 신문을 읽어도 잘 안 들어왔다. 열심히 학습을 한 이후에야 비로소 신문 정치면이 읽혔다. 결국 그 문화를 잘 알아야 보이는 것이다. 주로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를 통해 배웠고 정치 팟캐스트도 열심히 듣고 있다. 더데일리와 더저널(The journal) 프레시 에어(Fresh Air), 온더미디어(On the Media ·공영방송 NPR에서운영) 등을 듣는데 한국의 기자들에게도 온더미디어를 강하게 추천한다.

-좋아하는 미 정치인이 있는가.

▶ 정치인의 판에 박힌 인터뷰를 보면 진심을 드러내지 못 하는 것 같아 딱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정치인들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일 때가 있는데 그때는 좀 끌린다. 진실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가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자식을 잃고 쓴 글을 본다거나 할 때. 그리고 언어를 잘 구사하는 정치인에 대한 본능적인 선호는 있다. 하나의 장인으로서랄까. 오바마, AOC, 샌더스 전부 일정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고 이들의 정책도 선호하는게 사실이다. 오바마가 2주간 경합주 유세를 한다고 하는데 멋진 말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전임 대통령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게 아닌데 오바마가 결단을 내린 순간이 있었다. '트럼프'란 말을 쓰지 않으면서도 공격하기 시작한.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런 혼란 상황에서 '전임자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지키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선거 당일 날은 어떻게 뉴스를 소비할 것인가.

▶ 일단 유튜브 라이브로 속보를 챙기면서 NYT,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 등을 위주로 계속 볼 것 같다. 일단 그날 저녁(현지시간)까지 나오는 뉴스는 가능한 불신해야 한다. 대혼란이 예상되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거라서. 단 플로리다가 (바이든으로) 넘어가고 복수의 미디어에서 '바이든 압승'이란 얘기가 나오면 그때는 믿고 보도해도 된다. 그 외의 박빙 상황이면 자칫 오보를 낼 수도 있으니 기다려야 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도 "공식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엔 어떤 후보에 대한 승리선언도 우리 플랫폼에서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의 미디어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직접 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 육성하는 사업도 했는데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려고 하나.

▶ 지금은 페이스대학과 한국 언론에 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다. 기자들에 대한 보호책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다. 온라인에서 기자들이 직업으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공격을 받는 일이 늘어났는데 각 미디어에선 이들을 보호하는 방법을 사실상 갖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는 논의가 활발히 되고 있는 편이다. 소셜미디어의 시대에 있어 한국 기자들을 보호하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재 작업 중이다. 논문보다는 대중적인 문서로 작성해서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을 통해 발표를 하려고 추진중이다.

*박상현 칼럼니스트는...

사단법인 코드 이사, Pace University 방문연구원. 페이스북에서 2015년부터 '워싱턴업데이트' 페이지를 운영하며 미국 정치를 소개해왔고, 메디아티에서 미디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일을 했다. 현재 조선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세계일보, 피렌체의 식탁 등에 디지털 미디어와 시각 문화, 미국 정치에 관한 고정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반격' '생각을 빼앗긴 세계' '라스트 캠페인' 등을 번역했다.


s9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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