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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과로사' 택배기사 5명…CJ대한통운, 사과·대책 내놓아야"

"밥도 못 먹고 14시간 근무…장시간 분류작업 해결해야"
"정부, 특별근로감독 실시…민간공동위원회 구성해야"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0-10-17 17:26 송고
배송업무 중 과로사한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의 부친 김모씨(80)가 1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의 집회에서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서있다. © 뉴스1
배송업무 중 과로사한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의 부친 김모씨(80)가 1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의 집회에서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서있다. © 뉴스1

"김원종을 살려내라"

배송업무 중 과로사한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의 부친 김모씨(80)는 한 손으로 아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현수막을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여든살 노부의 다른 손에는 아들의 영정이 들려있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7일 오후 4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대회'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참가 인원을 제한한 채 진행됐다.

집회장소에는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을 상징하는 관과 영정이 놓였고, 집회 참가자들은 모두 추모를 의미하는 흰 장갑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씨는 "아들이 식사도 하지 못하고 하루 14시간씩 뛰어다니며 일을 했다"며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외쳤다. 이어 "우리 아들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과로사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원종씨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강북구에서 배송업무를 하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대책위는 김씨가 매일 오전 6시30분 출근해 밤 9시~10시쯤 퇴근했으며 하루 평균 400여건의 택배 물량을 배송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대책위는 올해 코로나 확산 등으로 물류량이 늘어나면서 과로로 인해 택배노동자 10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CJ대한통운의 곳간에 쌓여가는 돈다발들은 다름 아닌 사망한 노동자들의 목숨값이었다"라며 "CJ대한통운은 돌아가신 고인들에 대한 사과나 보상은커녕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위는 CJ대한통운 측에 △전 국민 앞에서의 사죄 △유족에 대한 보상 지급 △장시간 분류작업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더불어 대책위는 정부에도 CJ대한통운의 관계자들을 처벌하고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중대재해로 규정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했다.

오후 5시쯤 집회를 마친 대책위는 택배노동자의 죽음을 상징하는 영정과 관, 만장을 들고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외에도 천안, 청주, 창원, 울산, 대구, 제주 등 지역에서도 CJ대한통운을 규탄하는 택배노동자들의 집회가 개최됐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박주민·양이원영·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장을 찾아 정부와 기업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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