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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로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까지 결국 유동성 '위기'

'해피박스' 정상운영위해 자회사서 시설 사용료 받지 않기로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0-09-23 10:16 송고 | 2020-09-23 11:12 최종수정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물품보관함.(서울교통공사 제공) © 뉴스1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물품보관함.(서울교통공사 제공)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지하철 역사의 물품보관함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는 물품보관함 서비스의 정상 운영을 위해 자회사로부터 받아야할 시설 사용료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2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물품보관함 해피박스의 최근 이용 규모는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기 전의 3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물품보관함 이용 건수가 117만건이었다.

해피박스의 시설은 공사가 비용을 들여 설치했으나 관리는 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이 맡는다. 물품보관함 사업으로 매출을 얻는 대신 시설 사용료로 월 1억5000만원가량을 공사에 지불한다.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은 최근 물품보관함 매출 하락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수준은 되지만 공사에 사용료를 원활히 지불할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는 "물품보관함은 외국인이 주로 사용하는데 입국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타격을 받았고 내국인 이용객도 기존 유동인구가 많았던 지역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자회사로부터 기존의 금액을 모두 받으면 자회사가 적자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당분간 자회사로부터 물품보관함 수익을 받지 않고 추후 상황에 따라 정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재투자' 개념으로 자회사에 자금 유동성을 지원할 수도 있다. 당장의 수익을 얻기보다는 자회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라는 의도다.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가 재정적인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면 안 되고 자회사가 손실이 나면 어차피 우리도 손실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도 원활히 협의되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는 사용료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중에 외국인이 다시 한국을 찾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시기가 돌아오면 당연히 물품보관함 사용도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엿다.

서울지하철 1~8호선 물품보관함 해피박스는 2015년 5~8호선 152개역에 첫 선을 보인 후 지난해 9월 1~4호선 전역에 설치됐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가까운 물품보관함 예약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해피박스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관광객이 보관한 물건을 인천공항까지 전달해주는 기능도 있어 영국 글로벌 미디어 '타임아웃'이 서울 지하철 6대 서비스로 소개하기도 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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