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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고문장면, 선 넘었다" 팬들이 진저리…웹툰 '헬퍼' 여혐 논란

알몸 노인 결박 후 마약투여 장면…"남성이 느끼기에도 저급" 독자 반발
네이버웹툰 "불쾌감 느낀 독자에 사과…이슈 전반적 논의 중"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9-14 13:47 송고 | 2020-09-14 13:51 최종수정
네이버웹툰 헬퍼 이미지 © 뉴스1
네이버웹툰 헬퍼 이미지 © 뉴스1

네이버웹툰이 기안84의 '복학왕' 성 인지 감수성 논란에 이어 삭의 '헬퍼2:킬베로스'의 선정성 논란으로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기안84 논란이 새어 나온 지난 8월 "웹툰 편집에 대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손보고 서비스 담당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헬퍼2 논란으로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작가의 작품 표현에 대해 네이버웹툰이 개입하는 것이 '사전검열' 이라는 의견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K-웹툰'에 대한 콘텐츠 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명작'으로 입소문 탄 웹툰 '헬퍼'…어쩌다 논란의 중심에 섰나

헬퍼는 도시를 지키는 주인공 장광남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저승과 이승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물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시즌 1은 독특한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 수많은 명대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헬퍼2는 기존 전체이용가에서 '만 18세 이상 이용가'로 바뀌었다. 이에 시즌2에서 폭력을 표현하는 방식이 더욱 잔인해지면서 일부 독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교 내 성폭행, 마약 투여, 불법 촬영물 촬영, 살인 등의 내용을 담은 웹툰 내용도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시즌 2가 시즌 1과 비교해 과한 표현을 보이자 "작가가 바뀐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작가가 직접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작가가 지난 8일 유료로 공개한 247화다. 해당 화에서는 여성 노인 캐릭터(피바다)가 알몸으로 결박된 뒤, 마약을 투여받는 고문 장면이 나왔고 심각성을 느낀 독자들의 신고가 이어졌다.

이 밖에도 가수 아이유와 스윙스, 방탄소년단 멤버 RM 등을 연상하는 캐릭터의 등장도 문제가 됐다. 특히 아이유를 모델로 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지금'(아이유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이라는 캐릭터는 중학생으로 주인공에게 성적 착취를 당할 뻔한 인물로 묘사됐다.

(위에서 아래로) 연재 초기 9점 이상의 평점을 유지하던 웹툰 '헬퍼2'는 최근 3점 대로 평점이 떨어졌다.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위에서 아래로) 연재 초기 9점 이상의 평점을 유지하던 웹툰 '헬퍼2'는 최근 3점 대로 평점이 떨어졌다.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남성이 느끼기에도 저급" 독자 반발…네이버웹툰 "이슈 논의 중"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내 '헬퍼 마이너 갤러리'는 지난 11일 공식 성명을 내고 247화에 대해 비판하며 문제를 공론화했다.

공식 성명을 공지한 아이디 kodoku는 "(남성이 느끼기에도) 평소 헬퍼의 여성혐오적이고 저급한 성차별 표현에 진저리가 날 정도였고 특히 이번 9일에 업로드된 할머니 고문 장면은 정말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적인 웹툰이 19금이라고 해서 네이버라는 초대형, 그리고 공인에 가까운 플랫폼에서 아무런 규제없이 버젓이 연재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갤러리 이용자만으로 공론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일부 이용자가) 제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 측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이슈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이날 "불편함 느낀 독자에게 사과하며 이번 이슈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창작자의 표현은 자유…자칫 검열될 수 있어"vs"대표 플랫폼으로 책임감 필요"

앞서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에도 기안84 이슈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문제가 된 회차는 복학생 304회로, 여자주인공이자 기안그룹의 인턴인 봉지은은 회식 자리에서 큰 조개를 배에 얹고 깨부순 뒤 40대 노총각 팀장으로부터 정사원으로 채용되는 내용이다.

특히 두 사람은 이 회차의 마지막에 사귀는 사이로 나오는데, 일련의 상황은 결국 능력이 부족한 봉지은이 노총각 팀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정사원이 됐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혐오 논란으로 번졌다.

당시 회사 측은 해당 회차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자칫 작가들의 창작 부분을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현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사내 청소년보호 담당 부서와의 논의를 지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웹툰 산업이 다양해지고 발전하기 위해선 창작자의 표현을 규제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만화 '풀하우스'의 원수연 작가는 기안84 논란 당시 "창작의 결과는 취사선택의 사항이지 강압적 제공이 아니다. 독자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며 스스로 혐오를 느끼며 비판할 권한 역시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비판과 자아 성찰 없이 문화는 발전 할 수 없다. 창작물에 모범을 강요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련업계에선 네이버가 K-웹툰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국내 대표 포털인 만큼 사회적 공분을 살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1차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K-웹툰이 수출효자로 등극하고 있는 가운데 뒷그늘을 사전에 바로잡아야 국가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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