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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냉장고에 국산맥주가 언제부터 이렇게 많았지?"

주세법 바뀌니 가격 경쟁력↑…'찬밥'이던 국산 맥주 '반격'
신제품 출시·마케팅 강화로 소비자 공략 나서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0-05-14 06:45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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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나름 맥덕(맥주 덕후)으로 불리는 양은미씨(가명)는 인생 맥주로 언제나 수입 맥주를 꼽곤 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할인하는 국내 수제 맥주를 사 먹은 뒤 입맛이 변했다. 이제는 장바구니에 수입 맥주보다 국내 맥주를 더 담는 날이 많아졌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맛도 수입 맥주에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점 맥주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수입 맥주의 전유물이었던 '4캔 만원' 프로모션에 국산 맥주가 포함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국내 맥주 소비자들의 인생 맥주는 단연 수입맥주였다. 실제 오픈서베이와 제주맥주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평소 맥주를 마실 때 수입 맥주를 선택하는 소비자 비중이 50% 이상이었다. 

특히 맥주 브랜드 중에 한 번이라도 들어보거나 알고 있는 브랜드 순위 상위 15위 중 국산 맥주 브랜드는 단 5개 불과했다. 수입 맥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와 인지도는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주세법이 바뀌면서 국내 맥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종량세 전환으로 국산 맥주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자 이를 취급하는 유통 채널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미 편의점 GS25는 국산 맥주 브랜드들과 협업해 랜드마크 시리즈 맥주 PB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CU는 지난 1월부터 국산 수제 맥주 1캔 3500원 균일가, 3캔 9900원 행사를 진행 중이다.

가격 인하는 바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2018년 편의점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0.4%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국산 맥주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불매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 홈술족 증가 트렌드도 맥주 시장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종량세와 시장 외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산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입맥주에 대한 제주맥주X오픈서베이 소비자 인식 조사 © 뉴스1
수입맥주에 대한 제주맥주X오픈서베이 소비자 인식 조사 © 뉴스1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국산 맥주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신제품을 내놓고, 맞춤형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실제 제주맥주는 종량세 전환 직후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 등 기존 맥주 시장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맥주 3종을 국내 5대 편의점에 모두 입점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4캔 만원 행사까지 진행하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상승했으며, 지난해 성수기(6~8월)와 비교해서도 2배 늘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종량세로 바뀌자마자 시장이 바뀌는 걸 보니 올해가 국산 맥주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았던 수입 맥주와 본격 경쟁하며 다양한 고품질의 맥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이에 질세라 다음달 1일 신제품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클라우드(5도)보다 알코올 도수를 0.5도 낮춘 4.5도로 차별화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의 새로운 TV 광고를 공개하며 성수기 공략에 시동을 걸었고, 오비맥주는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내세워 유튜브 활동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맥주가 주름잡던 편의점 맥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이 절치부심하고 나섰다"며 "국내 맥주 소매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클라우드 드래프트 © 뉴스1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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