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코로나 불안? 정권분노?…역대급 사전투표율 손익계산 분주

[사전투표]첫날 오전 10시, 19대 대선 기록 넘은 뒤 고공행진
사전투표율 높을수록 전체투표율도 올라…민주·통합 "우리가 유리"

(과천=뉴스1) 장은지 기자, 정연주 기자, 김일창 기자 | 2020-04-10 15:55 송고
4.15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6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4.15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6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닷새 앞두고 시작한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수준을 넘보고 있다. 지난 4년간 열린 세 번의 선거에서 사전투표율과 최종투표율이 정비례 양상을 보여 이번 총선의 전체 투표율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이 높으면 통상 진보진영에 유리한 것으로 보지만 이번 총선에선 이런 '공식'이 틀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020세대 이념성향의 분화, 코로나19로 인한 노년층의 투표참여 저조 등 요인 때문이다. 
각 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에 각각 자기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호응 때문이라며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누구 말이 맞든 높은 투표율이 어느 한쪽에 큰 지지를 몰아주는 경향 때문인지, 보수·진보 각 진영 유권자의 표결집 때문인지에 따라 선거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째날인 10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8.49%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의 유권자 4399만4247명 가운데 373만5351명이 투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의 같은 시각 사전투표율 8.28%를 웃도는 기록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동시각 사전투표율인 3.92%와 6.26%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19대 대선 최종 사전투표율인 26.06%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전투표율을 최종투표율과 직접적으로 연관짓기는 어렵지만, 지난 4년간 열린 세 번의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최종투표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살펴야 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은 12.19%, 전체 투표율은 58.0%를 기록했다. 1년후 19대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26.06%, 전체 투표율이 77.2%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8년 제7회 지선은 사전투표율이 20.14%, 전체 투표율이 60.2%다. 사전투표가 활발할수록 전체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전투표는 시작부터 이전 선거 동시각 사전투표율을 상회하고 있다. 오전 7시 0.41%로 시작한 사전투표율은 △0.86%(오전 8시) △1.51%(오전 9시) △2.52%(오전 10시) △3.72%(오전 11시) △4.9%(낮 12시) △5.98%(오후 1시) △7.19%(오후 2시)로 이어졌다. 오전 10시를 전후에서는 지난 19대 대선 동시각 사전투표율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유권자들의 투표하겠다는 의지다. 경제와 보건 등 그 어느 때보다 생활 밀착형 이슈가 많은 만큼 직접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겠다는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서부터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둘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분산이다. 사전투표 이틀과 본투표일 하루 등 총 3일이라는 투표일이 주어진 만큼 건강 등을 고려해 투표가 고르게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째날인 10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이 8.49%로 나타났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째날인 10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이 8.49%로 나타났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각 당은 높은 사전투표율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르긴 하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모습은 닮은꼴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부분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분산해서 투표하는게 좋겠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전체적인 투표율은 본투표까지 합치면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유불리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어린자녀를 둔 젊은부부나 3대가 함께 사는 가족이 투표장 나가는 걸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경우 민주당에 조금 불리하긴 하지만 여론조사상에서는 투표를 하겠다는 사람이 증가한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는데 하나는 코로나19에 따른 분산, 다음은 각 당의 지지층 결집에 따른 결과"라며 "일반적으로 사전 투표율이 높으면 보수당에 불리하단 설이 있는데 아직 이르지만 이번에는 아닌 거 같다"고 예측했다.

이유에 대해 그는 "코로나19와 경제 등 유권자들이 생활과 밀접한 이슈에 대해 분노한 정서가 크다"며 "이런 분노 성향 투표가 당장 사전투표에서부터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표심이 거대양당으로 집결되는 구조에서 투표율이 낮을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여러 생각을 가진 유권자들이 참여해 희망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선관위는 높은 사전 투표율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 언급을 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집계만 할 뿐 해석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