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승용차도 아니고 마스크 요일제라니…"정부 대책 한참 늦었다"

출생연도별 5부제 실시해도 하루 1000만명 이상…공급량보다 많아
전문가 "문제는 수요통제 아닌 공급 해결해야"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서영빈 기자 | 2020-03-05 18:56 송고 | 2020-03-06 11:04 최종수정
29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마스크 없음'이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있다. 2020.2.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9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마스크 없음'이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있다. 2020.2.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요일을 지정해 구매를 제한하는 '마스크 요일제'(5부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마스크 부족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일일 공급량이 제한된 가운데 수요를 분산시키더라도 일일 공급량보다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마스크 요일제는 근본 해결책이 아닌 차선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마련한 공급대책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지적한다.

5일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1920~2019년 출생자 중 출생연도 끝자리가 1·6번에 태어난 인구수는 무려 1024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1인당 2매씩 마스크를 구매하게 되면 2048만매의 마스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하루 마스크 최대 생산량은 1000만매이고 그중 80%인 800만매가 공적 물량으로 제공된다. 1인당 일주일에 2매를 구매하게 되면 1·6번 출생자 중 400만명에게만 마스크가 돌아가게 된다. 나머지 624만명은 월요일에 약국 등을 찾아가도 또 헛걸음을 하게 되는 셈이다.
월요일만 그런게 아니다. 화요일에 마스크 구매가 가능한 출생연도 끝자리 2·7번에 태어난 인구도 1061만명으로, 공급되는 공적 마스크 물량보다 많다. 출생연도 3·8번에 태어난 인구는 1025만명이며, 4·9번은 1043만명이다. 0·5번 출생자는 1030만명이다.

더군다나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들 같이 주중 공적 판매처를 찾기 쉽지 않은 국민들이나 취약계층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경우 요일이 지정되더라도 그날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판매처를 가기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직장인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하거나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게 되면 마스크는 이미 팔리고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우 정부가 각 지정된 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구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지만 주중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주말마다 마스크 쇼핑을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요를 통제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근본 대책인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내가 오늘 약국에 가면 마스크를 살 수 있을까'라는 점"이라며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해도 일일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또 헛걸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결국 마스크 생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대책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마스크업체 생산설비를 늘리는 문제나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도 일찍 했어야 했다. 수출은 일찍 막았지만 문제는 동시에 수입을 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마스크 수급 대책으로 마스크 공급량을 일일 최대 1400만매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1개월 후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boazhoo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