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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노리는 신천지…역할극 하듯 시나리오 짜서 '포교 그물'

직장·가정 얽매임 없는 20대 청년층, 한번 전도땐 헌신적
동아리·스터디·봉사 등 다양한 경로로 신입생·취준생 접근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최현만 기자 | 2020-03-04 13:47 송고 | 2020-03-04 16:20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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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광역시는 관내 19개 대학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질 때까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모임을 중단할 수 있도록 지도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신천지 신도 내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돼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대학 내에서 신천지 교인들의 모임과 포교 활동이 자주 이뤄지기 때문이다. 3일 대전시 관계자는 "사실 어떤 모임이 신천지 모임일지는 알기 어렵지만 학생들의 만남 자체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1 취재결과 실제 신천지는 20대 청년들을 주요 전도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대학교 1학년인 지난 2016년 신천지에 전도돼 지난여름 탈퇴한 장모씨(23·여)는 신천지가 계획적으로 청년들을 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할 정해 놓고 계획적으로 접근해 포교

장씨는 "당시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오빠와 약속이 있어서 카페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다가와 '취업스터디에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과제를 받았다'는 식으로 말을 걸고 휴대폰 번호를 받아 갔다"라며 "알고 보니 그 오빠도, 접근한 여성도 신천지 신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신천지 교도들이 여러 역할을 나눠 자신을 전도했다고 설명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오빠와 우연을 가장해 접근한 여성은 계속해 장씨를 호의적으로 대하며 만남을 요구했다. 그러다 갑자기 이들은 장씨에게 '타로'점을 보러 가자고 설득했고 타로점을 보던 점술사는 '귀인을 만나서 함께 공부하게 될 것'이라며 '성경 공부'를 유도했다. 

이후에도 장씨와 처음 만났던 오빠는 장씨에게 상담가, 선생님 등으로 불리는 여러 인물을 소개해줬고 그들은 계속해 장씨에게 성경을 공부해보라고 추천했다. 결국 장씨는 그들의 권유에 성경 공부를 하는 신천지 '센터'로 가게됐다. 이후 장씨는 센터까지 가게 되면서 만난 모든 사람, 심지어 타로 점술사도 신천지 교인들이었다는 것을 알게됐다. 장씨는 신천지가 청년들을 전도하기 위해 거짓으로 우연을 가장해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에 외부 단체의 교내 선교(포교) 활동을 금지, 적발시 강제 퇴교 조치 공고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6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에 외부 단체의 교내 선교(포교) 활동을 금지, 적발시 강제 퇴교 조치 공고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청년들 가정·직장 매여있지 않아 선호하는 포교 대상

대학가는 신천지의 주요 포교 대상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된 신천지 교인 중에서도 20대가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많은 신천지 탈퇴자들도 신천지에 20대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실제 지난 2일 기준으로 대구 확진자 가운데 20대가 29.3%로 그중 상당수가 신천지 교인일 것이라 관측이 나온다. 

탈퇴자들은 신천지 지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청년 교인들의 비중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신천지가 20대를 주요 포교 대상으로 삼는 이유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포교가 된 이후에는 교회에 헌신적으로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12년 동안 신천지에서 활동했던 김종철 전 신천지 섭외부장은 20대들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신천지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들 불안한 현실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이 신천지를 믿으면 하나님 나라에서 제사장이 될 수 있다고 포교하니 이에 유혹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씨는 신천지가 사회생활을 접해보지 못한 청년들이 판단력이 높지 않은 것을 노리고 있다며 "청년들의 경우 종일 (교회)일을 하고 종일 교육을 받는다. 그렇게 정신 무장을 시켜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씨의 말처럼 신천지 교인으로 4년간 활동하다 탈퇴한 이모씨(28)는 대학 생활을 모두 포기하고 신천지 생활에 매달렸다 "이씨는 "대학생 때 들어가서 졸업하고도 돈도 안 받고 인생을 다 바쳐서 그곳에(신천지에) 올인했다"라며 "4년 동안 부모님도 속이고 취업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강사 출신인 권남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장은 "대학가가 신천지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신천지에 포교당하는 연령대가 대학에 진학한 직후인 경우가 많다"라며 "신천지는 문화 활동에 접근성이 높은 청년들을 위해 대학에 위장 동아리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실장은 "청년들의 경우 가정이나 직장에 매여 있지 않아 신천지가 선호하는 전도 대상"이라며 신천지가 청년들을 포교하기 위해 심리상담, 취업상담, 연애상담을 해주는 인력을 제공하는 등 '맞춤 전략'을 짜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2일까지만 하더라도 53명에 불과했던 20대 코로나19 확진자는 4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1575명으로 늘었다. 연령별 나눠봐도 총 5328명 가운데 20대 확진자가 29.5%로 가장 많았고 50대 1051명, 40대 790명, 60대 646명, 30대 631명, 70대 260명, 10대 233명, 80세 이상 108명, 10세 미만이 34명 순이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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