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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주말 '울산숲'…폐쇄된 기찻길 주민 산책로 '인기'

옛 호계역 추억 떠올리며 맨발 건기 등 즐겨
"화장실·운동기구도 있었으면…" 아쉬움도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2024-04-21 13:44 송고
폐쇄된 울산 북구 호계역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조성된 기후대응도시숲 '울산숲'의 모습이다. 2024.4.2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폐쇄된 울산 북구 호계역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조성된 기후대응도시숲 '울산숲'의 모습이다. 2024.4.2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일요일인 21일 흐린 날씨에도 울산 북구 주민들은 호계역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일대에 만들어진 ‘울산숲’ 산책길을 찾고 있었다.

1922년 10월 영업을 시작한 호계역은 동해남부선 복선화 사업에 따라 지난 2021년 12월 마지막 운행을 끝으로 10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울산 북구청은 남겨진 폐선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올 1월 기후대응도시숲인 ‘울산숲’ 1·2구간을 준공했다.

1구간인 이화정 구간은 경주 시계에서 중산교차로까지, 2구간인 신천·호계 구간은 약수마을에서 호계동·2구간까지 연결되어 있다. 3구간인 송정 구간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과거 호계역의 승강장은 산책로로 깔끔하게 정비되었고, 기차가 다니던 선로 일부 역시 사진 명소로 만들어 호계역의 흔적을 곳곳에 발견할 수 있었다.
호계동 구간에서 만난 정모씨(67세·남)는 “이 동네에는 가볍게 산책할 만한 길이 없었는데 울산숲이 생기고 나서 아침마다 오고 있다”며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옛날 호계역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정씨는 산책로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익숙한 듯 신발을 벗고 황토로 된 맨발 산책로에서 ‘맨발 걷기’에 나섰다. 정씨 뒤로도 중년 여성 두 명이 대화를 나누며 맨발 걷기를 즐기고 있었다.

울산 북구 울산숲 호계구간에 마련된 철도 포토존. 2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책로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2024.4.2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 북구 울산숲 호계구간에 마련된 철도 포토존. 2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책로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2024.4.21/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그런데 흐린 날씨 탓인지 산책로에는 사람이 적어 한산했고, 일부 주민들은 ‘울산숲’의 아쉬운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운동복 차림을 한 황모씨(42·여)는 “구간과 구간 사이가 도로로 끊겨있어 숲이 이어져 있다는 느낌은 안 들어서 아쉽다”며 “근처에 있는 매곡천 산책로처럼 중간에 화장실이나 운동기구도 있으면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건너가야 하는데 횡단보도까지 거리가 있어 무단횡단의 위험이 크다는 의견이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김모씨(28·여)도 “아침에는 사람도 적어서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지만, 산책로 바로 옆에 큰 도로가 있어 자동차 소음이 크게 들리는 편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용자들의 편의에 맞게 점차 개선하다 보면 울산숲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북구청은 도시 숲과 연계해 2027년까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로 폐역이 된 호계역 일대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문화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또한 현재 비어 있는 호계역 건물을 북카페인 ‘지관서가’로 만들고, 호계역 주차장 일대는 예술 전시장 등을 갖춘 ‘문화 스테이션’을 건립할 예정이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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