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제주 서귀포시청사에 설치한 오월 걸상.(인권연대 제공)/뉴스1

광주의 오월과 제주의 사월을 기억하고 연대하기 위한 '4·3 조형물'이 광주에 건립된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는 4월 2일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제주 4·3 희생자를 기억하는 '4월 걸상' 제막식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강우일 주교(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제주4·3유족회, 5·18기념재단, 오월걸상위원회, 4월걸상추진위원회,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등이 참석한다.

'4월 걸상'은 육지에 세우는 첫 4·3 조형물로 '광주를 품은 제주, 제주를 품은 광주'를 상징한다.

지난해 5월 제주도민이 마음을 모아 서귀포시청 앞에 광주 5·18 조형물 '오월 걸상'(제6호 걸상)을 세웠고 광주시민들은 제주도민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4·3'을 기억하고자 '4월 걸상'을 추진했다. 4월걸상추진위원회에는 오월어머니집, 광주전남기자협회,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광주전남영상기자협회, 표정두열사추모사업회, 호남대학교 민주동문회, 윤진영 ㈜록연 대표, 정선교 ㈜대명외식산업 대표 등 광주의 뜻있는 단체와 시민이 참여했다.

4월 걸상 건립 비용은 100% 시민 모금으로 이뤄졌고 광산구청은 조형물 설치 장소를 제공했다.

광주에 세우는 '4월 걸상' 스케치.(인권연대 제공)/뉴스1

'4월 걸상' 조형물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민중의 힘'이다. 의자는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고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았다.

작고 둥글고 매끈한 제주 몽돌은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4·3의 폭력을 견디고 이겨냈다는 의미를 담았다.

총알이 꺾인 단면 위에는 제주 4·3의 상징인 동백꽃을 각인하고 옆에는 '제주 4.3, 오월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넣었다.

4월걸상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민중의 힘은 어떤 폭력도 이겨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획득하고 유지하고 확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일상의 '기억 공간'이자 '쉼의 장소'에 작품을 설치해 누구나 앉아 쉬면서 4·3과 5·18을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