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이란과 협상 진전…'레드라인'은 핵무기 불가"(종합)

전쟁 여파 물가 상승엔 "좋지 않다" 이례적 인정
"트럼프, 국민 재정 상황 신경 쓰고 있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3일 워싱턴DC 백악관 내 인디언 트리티룸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6.05.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권영미 기자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치솟은 데 대해선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기조를 방어하면서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제 부담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린 (이란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파키스탄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그 이후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엔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아랍권 인사들과 통화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가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충족할 만큼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 레드라인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여러 보호 장치가 마련됐다는 확신을 대통령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종전 관련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한 뒤에도 밴스 부통령이 협상 진전을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밴스 부통령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 등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인한 물가 부담은 '이례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전체 CPI 상승분의 40%를 차지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전년 대비 28.4%, 항공요금은 20.7% 뛰었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8% 상승해 물가 압력이 연료비를 넘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란과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이 운송·유통·제조 비용으로 번지며 소비자물가에 추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주장엔 "왜곡"이라며 "대통령과 나, 그리고 전체 팀은 당연히 국민의 재정 상황을 신경 쓴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평화협정 추진이 미국인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며 "이란과 대화할 때 중요한 것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뿐"이라고 답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인의 재정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가지만 생각한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던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서 각국 유조선 등 선박 통항을 제한하고 있다.

미·이란 양측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지난달 8일 휴전을 발효했으나, 종전을 위한 합의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