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러워한 韓조선업…블룸버그 "저임금·고위험의 그늘"
韓조선소 이주노동자 2만3000명…전체 산업 중 가장 높은 비율
"이주노동자 고위험 작업 투입…미국에 모델 적용 가능성 의문"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저임금 이주노동자에 의존하며 높은 사고율에 시달리고 있다는 외신의 비판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트럼프가 부러워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 정작 한국인들은 기피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조선업은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산업 중 하나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조선소가 겉으로는 빠르고, 저렴하며,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잡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많은 저비용 이주노동자들이 고위험 작업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노동자 10만 명당 약 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3명)보다 높으며, 특히 조선업의 경우 지난 2024년 사망률은 한국 전체 평균의 4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숙련된 노동자들은 조선업을 떠나고, 조선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그 자리를 이주노동자들로 채운다. 블룸버그는 한국 조선업이 전체 산업 중 이주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 기준 2만 3000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취업 비자를 보유한 채 국내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업에서 하청 및 파견 노동자의 비율은 약 63%로 전체 산업 평균(약 16%)을 크게 웃돈다. 그중 상당수는 이주노동자들로 이들은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어 사고 위험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이주노동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방식이 미국에 그대로 수출할 경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김현주 울산이주민센터 대표는 블룸버그에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국내에서도 간신히 유지되는 조선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산업이 제약이 심한 외국인 노동력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면, 규제와 감시가 훨씬 엄격한 미국에 그 모델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그중 1500억 달러는 마스가 프로젝트로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미 투자 이행이 느리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무역 합의의 향방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인 조선업이 집중적인 검증 대상이 되고 있다며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전체 합의가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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