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5000달러의 '비극'…WSJ사설 "글로벌 정치 지도자 '불신임'"
인플레보다 무서운 정치적 불확실성에 금값 랠리
트럼프 관세부터 일본·프랑스 부채, 중국 권력투쟁까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한 것에 대해 월가의 저명한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사설위원회는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을 향한 '불신임 선언'이라고 일갈했다.
WSJ 사설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오피니언을 통해 "달러 가치가 금 1온스의 1/5000 이하로 추락한 것"이라며 시장이 전 세계 정치 리더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WSJ은 이번 금값 폭등이 단순히 인플레이션 공포 때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물가가 여전히 높긴 하지만 최근 금값을 급격히 끌어올릴 만한 새로운 물가 뉴스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시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적 불안정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WSJ 사설은 금값을 5000달러로 밀어 올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덕, 일본의 불확실성, 중국의 불투명성, 유럽의 부채 위기가 모두 더해진 탓이라고 조목조목 짚었다.
트럼프가 최근 그린란드를 두고 유럽과 벌인 관세 전쟁 압박은 "그 어떤 경제 합의나 협약도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캐나다를 향한 100% 관세 위협 역시 전형적 깡패 정치를 상징한다.
또 금리 정상화 과정에 들어선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선거 승리를 위해 퍼부기식의 정부 지출 확대를 예고하며 엔화 가치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인민군 내부의 대규모 숙청등으로 대만 침공 가능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불투명한 권력 투쟁은 시장에 신뢰성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 역시 유럽이 거대한 국가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WSJ은 설명했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시장이 미국 달러를 헤지(Hedge, 위험 회피)하기 위해 금을 사고 있다는 점이라고 WSJ 사설은 언급했다.
트럼프의 참모들은 "저평가된 달러가 미국 수출에 도움이 된다"며 금값 상승을 즐길지 모르지만, WSJ은 시장이 이미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보지 않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WSJ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같은 일로 히스테리를 부리는 대신 일관된 경제 성장 아젠다를 제시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신뢰를 한 번 잃으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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