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총재 "AI 투자, 당분간 물가 자극…필요시 긴축 대응"

"장기적으론 생산성 향상에도 단기적 수요 증대"
"유가는 6~12개월 내 하락이 기본 시나리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공지능(AI)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당분간은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발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윌리엄스 총재는 뉴욕 연은 행사에서 "AI 투자가 수요를 공급보다 지속적으로 더 강하게 끌어올린다면 이는 통화정책으로 상쇄해야 할 인플레이션 충격"이라며 "이런 상황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서는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I는 장기 디스인플레, 단기 인플레

윌리엄스 총재는 AI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인프라 구축이 경제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오히려 물가를 자극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가 생산성을 높이면 장기적으로는 디스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강한 투자와 견조한 경제 성장, 소비가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의 정책 판단은 앞으로도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나는 여전히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다양한 물가 시나리오가 담겼다며 "관세와 에너지 가격이 예상보다 완만하게 움직일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8~29일 열리는 7월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정책 분석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가는 정점 근처…시간 지나면 하락"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에도 유가의 장기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봤다.

그는 "시장은 앞으로 6~12개월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상당히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라며 "에너지 가격은 현재 정점에 가까우며 시간이 지나면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선언한 이후 양측의 군사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는 이번 주 5%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기보다 다시 협상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유가는 2% 안팎 하락해 급등분의 일부를 되돌렸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대차대조표 개편 "금융안정이 우선"

윌리엄스 총재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추진 중인 대차대조표 운영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금융 안정이 최우선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현재 약 6조7000억달러 규모인 연준 자산을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준비금 운용 방식도 재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총재는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시스템의 안전성과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현재의 대차대조표 규모만으로도 단기금리와 시장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견해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는 개편의 목적 역시 금융안정에 맞춰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