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계절 돌아왔다…찬쉐·하루키부터 트럼프까지 후보군 주목

노벨문학상엔 중국의 찬쉐, 호주의 제럴드 머네인 등 거론
베팅사이트엔 노벨평화상 트럼프…전문가들 "전쟁 당사자 안돼"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열린 202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행사에서 수상자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엘 모키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 필립 아기옹 프랑스 인시아드 및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교수, 피터 호위트 미국 브라운 대학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소설가 한강에게 노벨문학상, 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주었던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호명 순간, 환호성이 솟아오르고 수상자들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난다. 올해는 5일 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상이 차례로 주인을 찾고, 마지막 날인 12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의 명단이 완성된다.

노벨 재단에 따르면, 2026년 노벨상의 상금은 지난해보다 100만 크로나 올린 부문당 1200만 크로나(약 16억 2600만원)다. 여러 수상자가 상을 공동 수상할 경우 상금도 분할된다. 경제학상은 엄밀히 말해 노벨상이 아니라 '알프레트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지만, 1969년부터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함께 수여되고 있다.

시상식은 항상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거행된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학 부문 수상자들은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칼 16세 구스타브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평화상 수상자는 오슬로 시청에서 하랄 5세 국왕이 참석한 가운데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상을 받는다. 또한 각 수상자는 자신의 연구 업적에 관한 강연을 진행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스톡홀름 시청에서 노벨상 연회가 열린다.

한강이 받았던 노벨문학상, 올해는 중국 찬쉐가?

6개 부문 중에서도 문학상은 가장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분야다. 올해는 8일 오후 1시(현지시간, 한국 시간으로는 8일 오후 8시)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한림원에서 발표된다. 작년에는 헝가리의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한림원은 그의 작품 세계를 '매혹적이고 선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전해에는 한국의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

미국의 문학 전문 웹사이트 리터러리 허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베팅 사이트에서는 작년의 크러스너호르커이처럼 압도적인 유력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당시 6분의 1 배당으로 1위였는데, 이는 그 후보가 실제로 상을 받으면 베팅하는 이가 1을 걸었을 때 순수 이익으로 6을 얻는다는 의미다.

올해는 2025년에는 톱 5 밖으로 밀려났던 중국 소설가 찬쉐가 10대1 배당으로 다시 선두로 복귀했다. 그 뒤를 단골 후보인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가 14대1,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이 16대1,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 토머스 핀천이 같은 16대1로 올라와 있다.

멕시코 출신 소설가 겸 시인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스페인 소설가 엔리케 빌라마타스,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호르헤, 러시아의 대표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 그리고 프랑스의 논쟁적인 소설가 미셸 우엘베크는 모두 20대1의 배당으로 경쟁하고 있다. 가장 순위가 높은 한국 작가는 황석영으로, 40대1 배당으로 올라와 있다.

1일 AFP통신은 일부 평론가를 인용해 스웨덴 한림원이 이번에는 여성 작가, 특히 라틴 아메리카 출신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에 해당하는 작가는 아르헨티나 작가 사만타 슈베블린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젤렌스키가 노벨평화상?…전문가들 픽은 '세이브더칠드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시탐탐 노리는 평화상 역시 관심을 끄는 분야다. 9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9일 오후 6시)에 노르웨이 오슬로 소재의 노벨위원회에서 발표한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팅 사이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올해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은 유명세로 결정되는 게 아닌 데다가 두 사람 모두 전쟁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라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곳에서 외교적 노력으로 몇 개의 전쟁을 끝내게 했든 간에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젤렌스키 역시 우크라이나의 자위권 행사 여부와 별개로 노벨위원회가 분쟁의 한쪽 당사자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위험이 있기에 받을 확률이 낮다. 이들에게 상을 주는 '국가 간 우애'를 증진하고 상비군을 감축하며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노벨의 유언과도 어긋나는 일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수단의 비상대응실(Emergency Response Rooms),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 순위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이들의 합산 수상 확률은 현재 28%에 달한다.

오슬로 평화연구소는 ICJ 외에 국제형사재판소(ICC), 그리고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후보로 꼽았다. AFP통신은 세이브더칠드런과 우크라이나 아동 인권 운동가 미콜라 쿨레바를 후보로 꼽았다. 쿨레바는 러시아 점령지에서 불법적으로 러시아로 끌려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환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AFP는 만약 위원회가 트럼프와 정면으로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면, 팔레스타인 점령지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ICC, 또는 교황 레오 14세가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