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탈출' 김주형, 태극마크 달고 '금빛 스윙'…화려한 부활[AG]
작년부터 부진 계속…7월 스코티시 오픈 우승으로 반등 시작
강행군 속 맹타로 '클래스' 입증…3년 전 못 간 AG 한풀이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때 세계가 주목하던 '영건'에서 긴 슬럼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김주형(24·나이키골프)이 태극마크를 달고 금빛 스윙을 펼쳤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
김주형은 3일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시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동 코스(파70)에서 열린 대회 남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이글 한 개, 보기 한 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가 된 김주형은 공동 2위 히가 가즈키(일본), 딩원이(중국), 사돔 깨우칸자나(태국·이상 15언더파 265타)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형은 문도엽, 김성현과 함께 한 단체전에서는 중국에 이은 은메달을 기록,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2022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두각을 보인 김주형은 이듬해 나이키골프와 메인 후원 계약을 맺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김주형은 경기장 밖에서 크고 작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2024년 프레지던츠컵에서의 '매너 논란', 같은 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의 라커 문 파손, 2025년 초 PGA투어 AT&T 페블비치에선 '슬로 플레이' 문제까지 불거졌다.
김주형은 당시 "정신적인 문제로 머릿속에서 많은 싸움을 해 경기 속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후로도 부진을 거듭하며 '특급대회' 출전권을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말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그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고, 6월 US 오픈에서 예선전까지 거쳐 출전권을 확보한 뒤 3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한 달 뒤 열린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는 무려 2년 9개월의 공백을 깬 감격의 우승으로 부활을 선언했다.
그랬던 김주형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무대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PGA투어를 주무대로 활동하기에 병역 문제 해결이 큰 과제였기 때문이다.
일정은 타이트했다.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에 선발돼 나흘간 무려 88홀을 플레이했다. 대회를 마치자마자 곧장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고, 시차 적응 부담과 수면 부족을 안고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실제 김주형은 1, 2라운드에선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시차 적응까지 완료한 3라운드 이후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이글 한 개를 묶어 5타를 줄이고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진 최종 라운드에서도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김주형은 버디 5개에 이글 한 개를 기록했고, 막판 보기 한 개가 나왔지만 6언더파를 몰아친 그를 당해낼 이는 없었다.
나아가 이번 금메달로 김주형은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발되지 못한 아쉬움도 완벽히 털어냈다.
2022년에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년 밀렸는데, 대한골프협회는 2022년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뽑은 대표팀을 바꾸지 않았다.
2022년 후반기부터 두각을 드러낸 김주형은 2023년 기준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임에도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을 수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3년 전 아시안게임을 치른 임성재, 김시우 등 선배들이 랭킹상 우위였음에도 출전권을 반납하면서 한국 선수 랭킹 4위였던 김주형에게 기회가 왔다.
김주형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당당히 정상의 자리에 섰다. 3년 전에는 바라만 봐야 했던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이번에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태극마크의 가치를 증명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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