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2관왕 이우석 "120점 대회…마지막 개인전 퍼즐 맞혔다"[AG]
세 번 도전 끝에 개인전 우승…"가족이 일등 공신"
"한국 양궁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이상철 기자
(오카자키=뉴스1) 이상철 기자
"3년 전에는 80점을 줬지만, 이번에는 120점을 주고 싶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2관왕을 차지한 이우석(29·코오롱)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개인전 금메달의 한을 풀고 출전한 두 종목에서 모두 우승했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적표였다.
이우석은 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한국 양궁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드디어 가장 염원한 마지막 퍼즐을 맞힌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 한일전에서 나카니시 준야(일본)를 꺾은 이우석은 전날 남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제패,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2023년 개최된 2022 항저우 대회의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에 이은 2회 연속 2관왕이다.
이우석은 개인전 동메달을 더해 총 메달 3개를 수확한 항저우 대회를 마친 뒤 "100점 만점에 80점을 주고 싶다. (탈락한) 개인전 4강에서 슛오프 문제가 있었다"고 냉철하게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개수가 2개로 줄었지만, 이우석은 출전 종목에서 모두 시상대 맨 위에 섰다. 그는 "저 자신에게 120점을 주고 싶다"며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퍼즐' 개인전 금메달을 세 번째 도전 끝에 거머쥔 건 의미가 컸다.
이우석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결승에 올랐으나 대표팀 동료 김우진(청주시청)과 '집안싸움'을 펼친 끝에 4-6으로 석패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도 개인전 준결승에서 중국의 치샹숴에게 슛오프 끝에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는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이우석은 "지난 두 번의 아시안게임 개인전은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 마지막 양궁 종목이었기에 조금 긴장했지만, 결승에서는 다른 생각하지 말고 '내 것만 하자'고 마음먹었다. 내가 제대로 쏘면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다짐했고, 그렇게 자신 있게 활시위를 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딱히 고비라고 느껴지던 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할 만큼 내가 준비한 모든 걸 다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동료와 가족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1세트를 따낸 이우석은 2세트에서 첫 화살을 8점 과녁에 꽂았다. 흔들릴 수 있던 상황이지만 곧바로 10점, 9점을 맞히며 반등했다. 이 2세트를 27-27 동점으로 마치면서 이우석은 흐름을 잃지 않고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우석은 "8점을 쐈을 때 '바람 때문에 8점을 맞힌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쏴'라고 말하는 (김)제덕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 흔들릴 수도 있었으나 그 응원을 받고 마음을 다잡고 활을 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아들 도윤이를 얻은 '아빠 궁사'는 가족의 기운을 받아 금빛 과녁을 맞혔다고 했다.
그는 "결승과 준결승 때 마음속으로 계속 아내와 아들 이름을 되새겼다. '한 발만 더 도와줘'라고 기도하며 화살을 쌌는데 10점을 맞혔다. 아내와 아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도와준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통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4개로 늘린 이우석은 임동현, 김우진(청주시청)과 함께 한국 양궁의 아시안게임 리커브 최다 금메달 부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 1위는 1986 서울과 1990 베이징 대회에서 총 금메달 6개를 수확한 양창훈 현대모비스 감독이다.
이우석이 다음 아시안게임 개인전,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 양창훈 감독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그는 "다음 대회에서 3개를 따야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다니 역시 한국 양궁의 벽은 높다"고 웃은 뒤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이 금메달을 따낸 환희는 일본을 떠나기 직전까지만 누리겠다.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양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세계 최강'의 자리도 흔들리고 있다. 빠르게 성장한 인도는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한국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우석은 "인도 선수들이 잘하는 건 맞다.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쉽게 금메달을 딴 적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운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이 열심히 준비한 걸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를 치르다 보면) 아픔을 겪을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아픔을 딛고 다음 한 걸음을 나아갈 수 있다. 이번 대회가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영양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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