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미남'은 어디에?…도용 사진으로 女유인해 강제 입맞춤·절도 행각
[사건의재구성] "친구와 먼저 만나라"면서 술 강권…'소원' 빙자해 강제로 추행
화장실 간 사이 가방·지갑 숨겨…강제추행·강도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내 친구인데, 먼저 만나고 있어요"
지난해 4월 1일 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약속을 잡고 나온 여성 A 씨(22)는 약속 장소에서 한 남성을 마주했다. 그런데 프로필 사진 속 '잘생긴 남성'은 보이지 않았다. 당황해 메시지를 보내자 돌아온 답은 "내 친구인데, 먼저 만나고 있어요"였다.
남성 B 씨는 A 씨를 인근 술집으로 데려가 술을 권하더니 곧바로 "술 게임을 하자"고 했다. 게임을 이어가며 A 씨가 "더는 못 마시겠다"고 하자 B 씨는 "흑기사를 해주겠다"며 술을 대신 마셨다.
하지만 '흑기사'엔 대가가 따랐다. B 씨는 소원을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옆자리에 앉아 A 씨의 다리에 손을 뻗었고, 이어 입맞춤을 요구했다.
A 씨가 싫은 티를 내자 B 씨는 "왜 내가 억지로 하는 것처럼 행동하냐"고 말한 뒤 A 씨의 얼굴을 잡고 강제로 입을 맞췄다.
A 씨는 B 씨가 술값을 계산하는 사이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B 씨는 뒤쫓아와 A 씨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
휴대전화가 바닥에 떨어지자, B 씨는 A 씨를 무릎으로 때린 뒤 떨어진 휴대전화를 챙겨 달아났다.
피해자는 A 씨뿐만이 아니었다. A 씨가 피해를 당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4월 12일, B 씨는 또 다른 여성 C 씨를 한 편의점 앞으로 불러냈다. C 씨에게도 "내 친구와 셋이 보자. 내 친구를 먼저 만나고 있어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엔 B 씨의 승용차 안에서 술 게임이 이어졌고, C 씨가 그만 마시겠다고 하자 B 씨는 또 "흑기사를 해주겠다"며 술을 대신 마셨다. 이후 B 씨는 마찬가지로 '소원'을 빙자해 입맞춤하고 C 씨의 몸을 강제로 만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두 여성이 본 '사진 속 남성'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B 씨가 '잘생긴 남성'의 사진을 도용한 것이다. A 씨와 C 씨 외에도 피해자는 2명이나 더 있었다.
B 씨의 범행은 추행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차 안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가방과 지갑, 카드 등을 차 안에 숨기는 방식으로 물품을 빼돌렸다.
B 씨는 결국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동식)는 강제추행과 강도,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 씨에게 지난 2024년 12월 6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B 씨는 재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A 씨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자 3명과 합의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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