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 열면 나라 뒤집힌다"…황하나도 '마약왕' 박왕열의 고객이었다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박씨는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해 매달 300억 원대의 마약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5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필리핀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마약왕' 박왕열(48)이 9년 만에 국내로 송환되면서 그의 범죄 행적과 연루 인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박왕열은 전날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신병이 인도돼 한국으로 압송됐다. 이번 송환은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 대통령에게 임시 인도를 요청한 지 약 20일 만에 이뤄졌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의 주범으로, 해당 사건은 영화 '범죄도시2'와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피해자들로부터 빼앗은 투자금 7억2000만원을 들고 도주했으며, 이후 두 차례 탈옥을 시도하는 등 극단적인 범죄 행각을 이어왔다.

2022년 필리핀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은 박왕열은 수감 중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유통을 계속하며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합성 대마 등 수백억원대 규모의 동남아산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달에 약 60kg, 300억원 규모의 물량이 흘러 들어왔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 마약은 국내 최대 공급 조직으로 지목된 '바티칸 킹덤'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실제 해당 조직 총책 A 씨는 2021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알려진 황하나가 투약한 마약 역시 박왕열의 유통망을 거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박왕열은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입을 열면 대한민국이 뒤집어진다", "검사 중에도 옷 벗는 놈들이 많을 것"이라며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번 송환을 계기로 연예계와 클럽 '버닝썬' 관련 사건 등 과거 대형 마약 사건 전반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약 유통 조직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TF는 박왕열이 가담한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는 동시에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는 입장이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