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앞둔 교사 97% "정당한 교육활동에도 아동학대 신고 불안"

교사 85% "학교, 교육활동 전념 조건 보장 안 돼"
교사 68% "아동학대법 개정 시급"…체험학습 면책 요구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인권친화적 학교’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24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은 아동학대 신고 불안을 느끼며, 실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축소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공개한 '2026 스승의날 교사 현실 긴급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902명 중 1849명(97.2%)가 '느낀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자주 느낀다'가 62.4%, '가끔 느낀다'가 34.8%였다. 반면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2.7%,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0.1%에 그쳤다.

실제 신고 우려 때문에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을 주저하거나 축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94.1%에 달했다.

교사들은 교육활동 자체가 가능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고도 인식했다.

'현재 학교에서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5.3%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36.0%, '별로 그렇지 않다'는 49.3%였다. 반면 긍정 응답은 14.7%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스승의날을 앞두고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과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68.2%)이었다. 이어 악성민원 대응 체계 마련(56.8%), 학교안전사고·현장체험학습 관련 면책 기준 마련(43.2%), 행정업무 경감 및 업무 정상화(43.1%) 순이었다.

아울러 대부분의 교사들은 과도한 행정업무가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행정업무 부담이 교육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97.5%가 '영향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65.7%였다.

교육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업무로는 회계·품의·정산 관련 업무(60.5%)가 가장 많았고, 채용 관련 업무(41.5%), 민원 대응 행정업무(39.8%), 시설·안전점검 업무(36.0%) 등이 뒤를 이었다.

자유응답에서는 "하루 업무 상당 부분이 학생이 아니라 문서와 결재, 정산으로 채워진다" "수업 준비보다 품의와 보고서, 정산이 더 급한 현실이 허탈하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체험학습과 학교안전사고 책임 부담도 교육활동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교사 개인의 법적 책임 부담이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99.7%에 달했다. 이 중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93.1%였다.

교사들은 자유응답에서 "지침을 지켜도 결국 결과 책임을 교사가 떠안는 구조" "학생 안전은 국가와 학교 시스템이 함께 책임져야지 담임 혼자 짊어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교사가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지하거나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이 언제든 신고와 수사, 분리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며 "교실이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신고 위험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유·초·중등·특수학교 교사 190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4%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