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조금 1억원 빼돌리고 가짜 출석부 쓴 어린이집 명단 공표 '정당'"

아동·교직원 허위등록해 1억1800여만 원 부정수급
법원 "학부모·교직원 회유 정황도…시설폐쇄 적법"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전경.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보육 교직원과 아동 명의를 허위 등록하는 수법으로 1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타 낸 어린이집 상호와 원장 이름 등을 공개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어린이집 대표 A 씨를 비롯해 전 원장 등 3명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영유아보육법 위반에 따른 어린이집 명단공표처분 취소 청구 소송 등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이들이 부담하라고 했다.

앞서 강동구청은 허위 아동 등록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2024년 이 사건 어린이집을 상대로 24개월 치 보조금 부정수급 여부 등에 대한 행정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어린이집 측은 보육교직원 6명의 명의를 허위 등록해 인건비와 수당 명목 등으로 총 1억 1800여만 원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육 자격이 없는 자에게 아동 담임교사를 맡기고, 2023년 이후 청구서·영수증·지급내역서 등 각종 비용지출 근거 서류와 보육일지를 관리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강동구청은 행정조사 결과를 근거로 2024년 12월 24일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 폐쇄 조처하고 보조금 환수·제재부가금 부과·원장 자격 취소 처분했다.

또 2025년 1월 7일에는 이 같은 행정처분 내용과 어린이집 주소·이름, 원장 성명 등을 3년간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A 씨 등은 행정조사 절차의 적법성을 들어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A 씨 등 어린이집 측은 행정조사에 앞서 사전통지가 이뤄지지 않았고, 학부모 등 제삼자를 조사하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이 강압적이었고 명단 공표 과정에서도 의견을 제출할 기회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동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처분 사유가 된 보육교직원 명의대여 및 이를 이용한 부정수급·보육 영유아 허위 등록 및 허위 출결을 통한 부정수급·무자격자의 아동 보육·어린이집 운영 기준 위반 등의 사실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 확인 과정에서 어린이집 운영자가 일부 학부모와 허위 등록된 교직원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회유 목적으로 금전을 제공하려 하거나 조사 대상이 된 학부모들에게 협박성 연락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행정조사가 개시된 경위와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 측의 증거인멸·진술 번복·회유 등의 우려도 상당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돼 행정처분을 취소해야 할 경우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유아 및 가정의 복지 증진이라는 공익, 이 사건 어린이집의 영유아와 그 보호자들의 개별 법익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보더라도 공표 처분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A 씨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