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불안에 농지시장 '이중 냉각'…거래 줄고 경매가도 뚝
충남·경북 8월 전 거래 필지 수 전년比 각각 30.8%·30.4% 감소
전남광주·충남 농지 경매 약세…전·답 매각가율 최대 27%p 하락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지방 농지시장에서 매매와 경매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전·답 거래량이 감소한 데 이어 주요 지역의 경매 매각가율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로 이용·처분 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이미 침체한 농지시장의 매수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답 거래는 6314필지, 869만 8965㎡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거래 필지 수는 7033필지에서 10.2% 감소했고, 거래면적은 952만 2877㎡에서 8.6% 줄었다.
밭에 해당하는 전 거래도 감소했다. 전국 전 거래는 5617필지, 538만 8227㎡로 지난해 8월보다 필지 수는 16.5%, 거래면적은 18.6% 줄었다.
지방 주요 농지 지역의 거래 감소 폭은 더 컸다. 충남의 8월 전 거래 필지 수는 568필지로 지난해 같은 달 821필지보다 30.8% 줄었고, 경북은 576필지로 827필지보다 30.4% 감소했다. 강원은 820필지에서 597필지로 27.2%, 충북은 629필지에서 487필지로 22.6% 줄었다.
답 거래도 충남은 1048필지에서 933필지로 11.0%, 경북은 992필지에서 904필지로 8.9% 감소했다. 전북은 669필지에서 641필지로 4.2%, 강원은 328필지에서 267필지로 18.6% 줄었다.
경매시장에서도 매수세 위축이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남광주·경남·경북·충남의 전·답 경매 매각가율은 모두 지난해 9월보다 올해 9월 하락했다.
전남광주의 답 매각가율은 지난해 9월 79.18%에서 올해 9월 52.38%로 26.80%포인트(p) 낮아졌다. 전 매각가율도 54.76%에서 43.78%로 10.98%p 하락했다. 충남은 전 매각가율이 48.98%에서 29.10%로 19.88%p, 답 매각가율은 57.50%에서 39.47%로 18.03%p 떨어졌다.
경남의 전·답 매각가율은 각각 36.37%에서 28.16%로 8.21%p, 40.85%에서 30.19%로 10.66%p 하락했다. 경북도 전은 40.08%에서 31.50%로 8.58%p, 답은 44.12%에서 34.41%로 9.71%p 낮아졌다.
최근 경남 거제시 장목면의 769.9평 답은 권리상 문제가 없는 물건이었지만 4회차에 1명만 응찰해 최초 감정가 7억3805만 원의 34.34%인 2억5341만 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농지 전수조사 이전부터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토지 수요가 줄었고, 토지 경매 물건은 늘어나는 반면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농지와 전·답, 과수원은 이미 수요가 제한적인 시장인데 전수조사 이후 규제가 강화되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1996년 이후 취득 농지를 중심으로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조사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 의심으로 분류된 필지가 284만 필지, 조사 대상의 27.0%에 달하면서 휴경·임대차 위반에 따른 처분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농촌 현장에 확산됐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1일 상속·고령화·관행적 임대차 농지에 대해 일률 처분하지 않고 자진 정비와 농지은행 위탁을 통해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을 내놨다. 휴경이나 임대차 위반이 확인돼도 일정 기간 직접 경작하거나 농지법상 허용된 방식으로 임대할 기회를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수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 대상 판정과 자진 정비 기간, 농지은행 위탁 절차가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지취득자격증명 심사가 과거보다 까다로워진 데다 토지 담보대출 심사도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수조사 후속 조치의 세부 기준과 향후 농지 거래량, 경매 매각가율 흐름이 지방 농지시장의 추가 위축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경매 물건이 계속 쌓이고 해소되지 않으면 금융기관과 채권자의 자금 순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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