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 "주담대 더 조여야"…집값 잡을까, 실수요 막을까

주담대 6억·생애최초 LTV 70% 지적…"집값 상승 자극"
단기 매수 억제 효과·공급 부족 한계…전세 수요 자극 우려

지난달 30일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인근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30 (LH 제공)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최근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단기간 주택 공급이 어려운 만큼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게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시중 자금의 부동산 유입을 줄여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세를 억제할 수 있다. 다만 공급 부족 상황에서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하고 전세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공급엔 시차, 대출 규제 필요"…생애최초 LTV도 "집값 올려"

5일 관가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주택공급에는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어 대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 전체로서는 대출을 계속 6억씩 해주고 이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며 "어떤 것이 우리 사회와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과 일부 수도권 등 규제지역 주담대는 주택가격에 따라 최대 6억·4억·2억 원으로 제한된다. 가장 낮은 구간인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한해 LTV를 최대 70%(규제지역 기준) 적용하는 점도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했다.

이 사장은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생애최초 기준 LTV 70%까지 해 (대출을) 풀로 받아 경쟁적으로 집을 사고 있다"며 "이렇게 집값이 오르면 공동체에 안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더 조이면 '현금 부자'만 유리?…실수요자 부담 커져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의 LTV까지 낮아지면 자기자금이 부족한 수요자가 받을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부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마련하는 '부모 찬스'가 가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 자금은 2조 1813억 원이다.

서울 주택 매수에 투입된 증여·상속 자금은 2023년 1조 7451억 원에서 지난해 6조 577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매수 과정에서 증여·상속 자금의 역할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규제가 매수를 억제하더라도 주거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매수가 어려워진 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물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매수가 차단되면 수요는 전세로 이동할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상승은 다시 자가 전환 유인을 키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작 대출 한도 축소로 매수 선택지가 줄어들면 규제의 비용은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전가된다"며 "결론적으로 대출 규제는 공급 공백기의 시간 벌기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그사이 높아진 주거 비용은 세입자가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2026.10.1 ⓒ 뉴스1 이광호 기자
대출 규제 단기 효과 있지만…공급 부족에 집값 잡기엔 한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를 단기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택 구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가용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상승이다.

올해 들어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은 서울 자치구는 중·동대문·중랑·성북·강북·노원·서대문·강서·구로·영등포·관악 등 11곳이다.

다만 대출 규제만으로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데다 시중 유동성 등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남아 있어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내 주택 공급이 워낙 부족한 상황에서 통화량도 많아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전세를 비롯한 주택가격이 진정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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