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전국 공공임대 5만가구…LH 비용 부담 623억원 '쑥'

낡고 좁은 영구·행복주택 기피, 공가율 9.5% 평균↑
"물량 확대 아닌 입지 검증·품질 개선 필요한 시점"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포함해 총 110만 가구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정작 이미 지어진 공공임대주택 상당수가 장기간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량 확대에만 정책 초점이 맞춰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임대주택이 누적, 공가 문제가 구조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건설임대주택 98만 2631가구 중 4만 9230가구가 공가 상태였다. 전체 건설임대주택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가는 특정 주택 유형에 집중됐다.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영구임대주택과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된 행복주택의 공가율은 9.5%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노후화로 주거 만족도 저하와 함께, 소형 위주의 공급이 실제 수요 변화와 맞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입지 문제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도시 외곽이나 비수도권 소도시 등 수요 기반이 약한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면서 공가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로는 경기 양주회천 A10블록이 공가율 34.7%를 기록했고, 대구혁신도시 10단지도 24.9%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의 공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충남은 전체 5만3774가구 중 5985가구가 비어 공가율이 11.9%로 가장 높았고, 부산(8.7%), 대구·경북(8.3%), 전북(7.8%), 세종(6.6%), 대전(6.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은 평균보다는 낮지만 서울과 경기 역시 공가율이 3.6%에 이른다.

면적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전용면적 30㎡ 미만의 소형 공공임대주택은 대부분 지역에서 공가율이 가장 높은 유형으로 나타났다. 전북(17.8%), 충남(16.5%), 부산(14.8%), 경북(14.7%), 대전(13.1%), 대구(11.1%) 등 다수 지역에서 소형 평형의 공가율이 두드러졌다.

공가 장기화는 LH의 재정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임대료 손실과 공가 관리비를 합한 비용은 2020년 310억 원에서 2024년 57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623억 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 공급 정책이 단순한 물량 확대에서 벗어나 입지 검증과 품질 개선을 전제로 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가가 발생한 건 입지나 면적에서 수요자의 선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실적에 치중한 공급이 아닌 질적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