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장동혁 '하나님의 심판' 발언…정교분리 훼손"

헌법 제20조 위반 소지…종교·정치 결합 경고
조계종 사과·책임 조치·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News1 정우용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교분리 원칙 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계종은 즉각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중앙종회는 장 대표가 지난 3월 세이브코리아 집회에서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지난 9월 14일 부산 세계로교회 주일예배에서 "하나님의 종에 대적한 행위는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중앙종회는 "정치 지도자가 특정 종교의 예배 현장에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사건과 결부시킨 것은 헌법 제20조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구속된 목회자의 법적 문제를 두고 '하나님의 종'이라 규정하며 '하나님의 심판'을 언급한 것은 국민 모두를 대표해야 할 정치 지도자의 언행으로 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쟁에 능한 하나님께서 싸움을 이기게 해주실 것"이라고 말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조계종은 "국가와 정치 문제를 특정 종교의 신학적 표현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다종교·다문화 사회인 대한민국을 심각한 분열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한 행태"라고 경고했다.

조계종은 장 대표의 발언이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 수호가 아닌 종교 편향적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즉각 사과를 비롯해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조치,당내 종교 편향에 대한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선광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은 "앞으로도 종교 간 평등과 국민 통합을 와해하는 종교편향과 차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정치권은 자비와 화합의 정신을 교훈 삼아 국민의 다양성과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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