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입주 815가구 중 680세대가 매매·전월세…광주 '입주대란' 시작
잔금 못 치르거나 세입자 못 구해…10가구 중 8곳 불 꺼질 위기
광주 올해 1만5000세대 입주 예정…"곳곳에 유령 아파트 우려"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5월 입주가 시작되는 광주 동구의 한 신축 아파트. 총 815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정비가 한창이지만 입주 초기 '불 꺼진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의 대표 부동산 거래 사이트에 올라 온 이 아파트의 매매 물량은 299세대, 전세는 237세대, 월세는 144세대에 이른다. 전체 입주물량의 80%가 넘는 680세대가 매매나 전월세 물량으로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680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세대가 입주한다 해도 10가구 중 8곳이 입주하지 않은 사실상 '유령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만5000세대 입주가 예정된 광주지역의 입주대란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광주에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지를 중심으로 1만 가구가 넘는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 아파트들이 대부분 올해 입주하기 때문이다.
9개 공원 10개 지구 가운데 마륵공원(위파크 마륵공원) 917세대와 운암산공원(우미린 리버포레) 734세대의 입주는 이미 시작됐다. 이어 신용공원(산이건설) 265세대는 5월, 일곡공원(위파크 일곡공원) 1004세대는 10월, 중외공원(힐스테이트 중외공원) 2266세대는 12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나머지 5개 지구의 입주는 2027년 진행된다.
광주 북구 월출동과 전남 장성군 남면·진원면에 걸쳐 조성 중인 첨단3지구 아파트도 올해 줄줄이 입주한다.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 1520세대, 첨단제일풍경채(A2) 1845세대, 첨단 제일풍경채(A5) 584세대도 오는 10월 집들이에 나선다.
광주의 미분양 주택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황에서 한 해 1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광주지역 주택보급률이 106.4%(2024년 12월 기준, 62만8000가구, 주택 총수 66만9000채)에 이르는 상황이라 입주가 시작되더라도 '불 꺼진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은 차치하더라도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됐지만 실제 이사를 하는 가구는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이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3월 전국 아파트 평균 입주율은 60.6%지만 광주는 53.1%에 그쳤다. 10가구 중 5곳은 불이 꺼져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같은 미입주 현상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살던 집이 안 팔려 이사를 못 가는 경우가 많고, 전세를 통해 잔금을 치르려 했지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사례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난에 봉착해 입주 대신 전매를 택하더라도 신규 분양 물량이 넘쳐나면서 성사되는 거래 비율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매물도 넘쳐나지만 지역의 수요가 이 물량을 받아낼 수 있느냐는 의문"이라며 "입주를 앞두고 매매·전세·월세 매물이 대량 출회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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