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손' 잡은 쿠팡플레이…국내 OTT 1위 굳히나

EPL 중계 이어 '손흥민' 합류한 MLS 경기 생중계
손흥민 효과가 국내 OTT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

손흥민이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FC와 산호세 어스퀘이크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쿠팡플레이'가 결국 '손'(Son)을 잡았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국내 독점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손흥민이 소속된 로스앤젤레스 풋볼클럽(LAFC) 경기 중계에 나섰다. 축구 중계 등 스포츠 중심 전략을 강화해 이용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4일 손흥민이 이적한 LAFC의 2025 시즌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17일 밝혔다.

MLS 중계권은 2022년부터 애플이 독점해 왔지만, 쿠팡플레이는 LAFC 경기에 한해 애플TV와 공동으로 디지털 중계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플레이 측은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손흥민의 존재가 국내 축구 팬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의 이탈로 쿠팡플레이의 EPL 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8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772만 5253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3만 758명(4.47%) 증가한 수치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쿠팡플레이 MAU는 729만 1114명으로, 전월 대비 5.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흥민의 이탈로 악재가 예상된 것 치고는 선방한 수치지만, 이용자 확대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반면, 손흥민 효과는 확실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럽 유명 축구 구단을 초청하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간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이 열린 지난 8월 3일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가 128만 1351명으로 가장 높았다.

손흥민 경기 첫 중계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아직 DAU 등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14일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와의 원정 경기 첫 중계를 놓고 온라인상에서는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구독해야겠다", "지금 바로 결제하러 간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기존에 손흥민 경기를 보려면 애플TV+ 미구독자는 6만 9000원, 애플TV+ 구독자는 4만 9000원에 시즌 패스를 구매해야 했다. 2025 시즌이 남은 기간 할인된 요금이 적용되지만 시즌권 구독은 3만 9000원, 애플TV+ 구독자는 3만 3000원을 내야 해 여전히 접근성이 낮은 편이었다. 손흥민 경기만 보려고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쿠팡플레이를 통해 손흥민 경기를 보려면 월 1만 6600원의 '스포츠패스'를 가입하면 된다. 이를 통해 EPL을 비롯한 주요 스포츠 중계도 시청할 수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추가로 월 9900원을 내면 된다.

손흥민 효과가 국내 OTT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순위를 다투고 있다. 조사 기관별로 상이하지만 국내 OTT 중에서는 양측이 1, 2위를 겨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플레이는 축구, 티빙은 야구를 중심으로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초고화질 4K 스트리밍을 비롯해 국내 최정상급으로 구성된 중계진을 앞세워 축구 팬층을 공략하고 있다. 또 가입자 혜택을 강화해 이용자 확대 및 이탈 방지에 나설 계획이다.

쿠팡플레이 측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손흥민 선수의 MLS 활약을 쿠팡플레이가 전달한다"며 "앞으로도 풍성한 스포츠 콘텐츠를 세계 최고 수준의 중계와 스트리밍 품질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