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58년 무분규 깨지나…중노위 조정 중지 '파업 수순'
노조 쟁의권 확보…파업 시 자동차·조선 등 산업계 영향 우려
포스코 "지속 소통" 노조 "대화 문 열려있지만 파업도 가능"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다만 조정 중지가 곧바로 파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추가 교섭을 통한 합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날 오후 포스코 노사 임단협과 관련한 최종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이미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들의 동의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스코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절차적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번 조정 중지로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포스코 노사는 그동안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지만,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해 왔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와 회사의 입장차는 컸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5년 치 자연상승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2026년 목표 영업이익 달성 시 기본급 1.2% 인상과 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 원을 제시하고 개인포상 확대와 특별승진 활성화, 상주직원 처우 개선, 주택대부 기준 개선, 명절상여금 인상 등의 처우 개선안을 내놨다.
포스코는 이날 중노위 조정 중지 관련 입장문을 내고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직원들의 사기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노조와 여러 차례 추가 논의를 진행했으며, 진전된 안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노사 간 추가 협상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조정 중지 이후에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을 이어가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노사도 2024년 3월 중노위 조정이 중지된 이후 사후조정에 동의하며 협상 테이블을 다시 마련했고, 같은 해 7월 노조의 첫 파업 이후에도 자율 교섭을 이어가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포스코 노조는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향후 단계적 단체행동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포스코 내부의 생산 차질뿐 아니라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주요 제조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건설용 철강재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필요한 철강 소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가 국내 제조업 전반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 제품의 생산 및 출하 차질이 주요 수요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실제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단기간의 쟁의행위가 곧바로 전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고와 생산·출하 계획을 조정하고, 노조 역시 파업의 방식과 기간 등을 결정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또한 실제 쟁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 이미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도 변수다. 임금 문제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 직고용 과정에서 기존 생산직과의 직군·임금체계 등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노사 간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포스코의 협력사 직원 직고용 결정을 둘러싸고 노조가 반발하며 쟁의권 확보를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 노조는 사측이 별도의 공감대 형성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의 직고용을 결정했다며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포스코홀딩스 경영진의 사과와 보상방안 논의를 요구하며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는 포스코의 직고용 결정이 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노사 간 교섭을 권유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실제 파업 여부와 별개로 올해 임단협 이후 노사 신뢰 회복과 직군·임금체계 등 내부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포스코 노사관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포스코는 "녹록지 않은 경영 여건의 현실에 대해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과 지속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flyhighr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