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 "남양유업 주주제안 성공…대주주 배임 견제"

남양유업, 심혜섭 감사인 선임 성공…"시장의 공감 얻은 덕분"
주주가치 제고 위해서는 법이 바뀌어야…이사의 충실의무 개정 등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이 서울 강남구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김도우 기자 = 올해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가장 활발했던 해였다. 많은 행동주의 펀드 속에서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활약은 주목할만 하다. 유일하게 '감사' 선임에 성공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행동주의'는 실패한 적이 없다. 지난 2020년 전문사모운용사 라이센스 취득 이후 비공개 사례를 포함해 총 6개 사에 주주권을 행사했고, 모든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 있는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을 <뉴스1>이 만났다.

3일 서울 강남구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사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김 본부장은 "남양유업(003920) 주총이 끝나고 지난달부터 새로운 감사가 출근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잘못한 것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결할 점들을 살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제안, 72.3% 찬성얻어 '성공'…"혹시 모를 배임 견제"

지난 3월 31일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파트너스운용은 심혜섭 후보자를 상근 감사로 추천했고, 72.3%의 찬성을 얻어 선임됐다. 남양유업 측이 감사 후보로 올렸던 심호근 상근감사 선임안건은 부결됐다.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 본부장은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각종 방송, 신문사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했고, 주주제안의 내용과 취지를 알렸다"면서 "그 결과 의결권 자문사로부터 찬성 권고까지 받아 표를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감사를 추천하는 건 쉽지 않다. 좋은 감사 후보는 회계와 법률 지식, 무엇보다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상근 감사는 회사에 상시적으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있어야 하고 소속에 대한 제약도 없어야 한다. 인재풀이 많지 않다.

다행히 김 본부장은 심혜섭 변호사라는 적합한 인물과 인연이 있었다. 김 본부장이 주주제안을 하기 전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주식양수도 재판을 자주 찾았고, 그곳에서 심 변호사를 항상 만난 것이 인연이었다. 그는 남양유업의 주주도 아니었지만,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으로 법원에 참석할 만큼 열정이 있었다.

김 본부장은 "감사는 보수가 큰 것도 아니기 때문에 회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신념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조건을 다 갖춘 사람을 찾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다행히 심 변호사를 알고 있었고,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현재 남양유업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대주주 홍원식 회장이 주식매매계약 이행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홍 회장은 지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한앤컴퍼니에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본부장은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지 대주주를 더욱 견제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도 지배주주가 바뀌는 상황에 있는 회사는 현 경영진이 퇴직금 등 회사에서 최대한 뽑아먹으려는 유인이 있어 이를 더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판결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주주제안 성공 비결?…"공감대 형성"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이 서울 강남구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올해 주주총회에서 자산운용사의 주주제안이 대부분 실패하면서 아쉬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애초에 한국에서는 주주제안이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면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파트너스의 성공 비결은 '주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라고 말한다.

김 본부장은 "외국계 주주가 많은 회사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을 얻는 게 중요하고, 국내 기관투자자가 많다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 또는 기관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면서 "주주제안이 가결되지 못한 경우는 의결권 자문사 또는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주주환원을 특정 수준까지 늘려야 한다는 건 이론적으로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의결권 자문사는 주주환원을 안 하는 회사도 많은데 이미 시장 평균 이상으로 하고 있는 회사에 더 하라고 제안하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면서 "이해관계자의 공감을 얻어내기엔 설득력이 부족했던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주주들을 설득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김 본부장은 "남양유업처럼 모든 사람이 대주주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인식하는 기업은 이해관계자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측면에서 좋은 타깃"이라면서 "행동주의 종목을 고를 때 이런 것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사의 충실의무' 상법 개정돼야

김 본부장은 "정치권이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방향"이라면서 "행동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에서 풀어야 하는 영역과 시장 참여자가 해야 할 역할이 맞물려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소액·일반 주주를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소속)이 발의한 것으로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에 회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주주의 비례적 이익'까지 포함하도록 한 게 골자다.

현재 상법에서는 '주주'가 명시되지 않아 법원이 이를 협소하게 해석해 이사가 주주의 이익에 충실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판결이 나오기도 한다. LG화학(051910)의 LG에너지솔루션(373220) 물적분할이나 현대중공업(329180)의 현대로보틱스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한 인적분할과 같이 회사가 주주를 보호하지 않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려도 법이 주주를 보호해 주지 않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우리 법에서는 주주가치가 보호되지 않았던 사례가 많고, 법에 대한 불신이 크다"면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여론에 따라서 판결이 바뀌고, 이런 것들이 누적되고 쌓이면 법원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반면 주주 행동주의가 활발해지면서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보호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기업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권은 충분히 방어가 잘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지만, 이건 미국이 기업을 적대적으로 인수하거나 행동주의를 하기 수월한 나라여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미국 자본시장에는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가 많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대주주가 지분을 40% 넘게 들고 있어 경영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주제안을 방어할 수 있다.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뺏긴 사례도 거의 없다"고 답했다.

올해도 차파트너스는 기업의 본질은 양호한데 지배구조 때문에 저평가된 회사를 대상으로 행동주의 투자를 이행할 방침이다.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투자도 계획 중에 있다.

김 본부장은 "특정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제안들을 해나갈 계획"이라면서 "가령 백기사에 자사주를 매각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관행이나 시장의 자본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 효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