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도 제미니도 꽂혔다…美 대형 코인 거래소 신사업은 '이것'

코인베이스, 칼시와 손잡고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출시 예정
제미니도 예측시장 플랫폼 출시…종합 금융 플랫폼 도약 위한 신사업 일환

제미니가 출시한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제미니 프레딕션스(Gemini Predictions)'. 제미니 블로그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최근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을 활용한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해외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신사업으로 예측시장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는 예측시장과 관련한 선례나 규제가 없어 관련 사업도 활성화되지 않았으나, 해외 시장에선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을 이끌 주요 서비스로 예측시장이 꼽히는 추세다.

코인베이스도 제미니도…美 대형 거래소에 부는 '예측시장' 열풍

1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손잡고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탈중앙화 예측시장이란 정치, 사회,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질문에 대한 답을 예측하고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베팅에 가상자산이 쓰인다. 폴리마켓, 칼시 등 유명 예측시장 플랫폼에선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물론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걸고 베팅할 수 있다.

이들 예측시장 플랫폼은 출시 초반에는 탈중앙화 앱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폴리마켓 내 베팅이 전통기관의 여론조사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이면서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하락세임에도 예측시장 플랫폼들의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가상자산 마켓메이커 키록(Keyroc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월 1억 달러 미만이었던 예측시장 플랫폼들의 거래량은 올해 11월 130억 달러(약 19조 원)로 130배 이상 성장했다.

2024년 4월 1억달러 미만이었던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들의 월 거래량은 올해 11월 130억달러로 성장했다. 출처=키록(Keyrock) 보고서 'Prediction Markets: The Next Frontier of Financial Markets'.

이에 거래소들도 신사업으로 예측시장 플랫폼을 낙점하기 시작했다. 우선 코인베이스의 예측시장 플랫폼 출시는 향후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투자자들에게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10년 내 종합 금융 서비스 앱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예측시장을 출시하면 코인베이스는 신규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고, 칼시는 코인베이스와의 제휴로 칼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종류를 확대할 수 있다.

또 다른 미국 대형 거래소 제미니도 자체 예측시장 플랫폼을 출시했다. 제미니는 16일(현지시간) '제미니 프레딕션스(Gemini Predictions)'라는 이름의 예측 시장 플랫폼을 출시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예측시장 운영을 위한 '지정계약마켓(Designated Contract Market)' 라이선스를 승인받은 지 약 일주일 만이다. 해당 플랫폼은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웹사이트와 iOS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제미니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제미니 프레딕션스는 미국 대선 등 선거 결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 거시적 시장 흐름 같은 이벤트에 대해 이용자들이 포지션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초기 프로모션 기간에는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제미니 프레딕션스 출시는 제미니가 '원스톱 슈퍼 앱'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신사업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제미니는 "이번 플랫폼 출시는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거래하고, 예치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상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슈퍼 앱이 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2026년 웹3 주요 트렌드는 '예측시장'…미국은 규제도 확립

이처럼 미국 대형 거래소들이 잇따라 에측시장 플랫폼에 뛰어드는 이유는 향후 웹3 산업에서 예측시장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세계 3대 벤처캐피탈(VC) 중 하나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최근 2026년 가상자산 산업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내년 가상자산 분야 주요 트렌드 11개 중 하나로 '탈중앙화 예측시장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을 꼽았다.

또 키록도 보고서를 통해 "탈중앙화 예측시장이 주요 거시경제 데이터에 대한 선행 지표 역할을 하며 투자자들에게 '정보 길잡이'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예측시장과 관련한 규제 체계가 마련돼 있는 점도 거래소들이 관련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예측시장은 금융 파생상품과 유사한 '이벤트 계약'으로 간주돼 CFTC의 규제를 받는다. 또 미국 내에서 예측시장 플랫폼을 운영하려면 CFTC로부터 '지정계약마켓(Designated Contract Market, DCM)' 라이선스를 승인받아야 한다. 칼시와 제미니는 해당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키록은 "예측시장은 '크립토(가상자산) 네이티브' 상품 가운데 가장 먼저 주류 영역에 진입한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