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쇼호스트 유난희 “재계약 안 한 이유…타성에 젖겠다 싶더라”

사진=강고은 에디터, 뉴스1 DBⓒ News1

(서울=뉴스1) 황지혜 기자 = TV를 보다가 채널을 돌릴 때 한 번쯤은 시선을 뺏겨본 적 있는 ‘홈쇼핑’채널. 가전, 가구 등의 생활용품에서부터 패션, 뷰티까지 다양한 장르의 아이템들이 무궁무진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잠깐 사이 터득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쇼호스트’라는 친절하고 유쾌한 판매자의 역할이 한 몫하지 않을까. 이러한 ‘쇼호스트’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본격화되고 사랑받기까지는 1세대 쇼호스트의 피나는 노력과 도전이 존재했다.

국내 1호 쇼호스트이자 최초 억대연봉 쇼호스트 ‘유난희’ 쇼호스트가 최근 CJ 홈쇼핑과의 계약 만료가 됐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별들의 재충전 시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 대한민국 1호 쇼호스트 또는 쇼호스트 롤모델의 타이틀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유난희 쇼호스트를 햇살 좋은 어느 봄날 뉴스1 N스타일팀이 만났다. (이하 N=뉴스1, 유: 유난희)

사진=강고은 에디터, 뉴스1 DBⓒ News1

N :대한민국 1호 쇼호스트다. 뷰티, 생활용품 등의 전반적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억대 연봉의 쇼호스트가 됐다. 이 분야에 발을 딛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유: 원래 방송국에서 일하는 게 꿈이었다. 헐리우드 배우들을 보며 배우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하지만 집안 어른들이 워낙 엄하고 배우를 좀 그렇다고 하셔서. 하지만 TV에 얼굴이 나오는, 방송 일을 하고 싶어서 알아보게 된 거다. 아나운서는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험을 많이 봤는데 너무 많이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자격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나이가 됐다. 포기할까 하다가 당시 케이블TV 시험방송을 했었을 땐데, 지역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에 지원을 하게 됐다. 케이블TV 아나운서 1호다.(웃음)

그러다 후발주자로 홈쇼핑이 생겼다. 쇼호스트를 모집한다고 하더라. 그때만 해도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TV에서 상품소개를 하는 일인 줄 알았다. 진행이라는 말이 끌렸다. 그렇게 지원 끝에 1, 2, 3차를 거쳐 1995년 39쇼핑 1기 쇼호스트가 됐다. 지금까지 23년째다.

N: 그야말로 홈쇼핑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데, 최근까지 간판 프로 ‘유난희쇼’로 활동해왔던 CJ와의 계약이 만료됐다.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유: 2013년도에 GS를 그만두고 9개월을 쉬었었다. 그 당시 너무 달려서 에너지가 고갈됐었던 때라. 그러다가 CJ에 오게 됐다. 많은 홈쇼핑의 제의가 있었는데 내가 너무 좋아하던 분이 제안을 주셨다. 백지수표를 주겠다는데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연봉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분이 제안한 게 딱 ‘내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 분이 지금은 YG 푸드 대표인 노희영 대표다. 그렇게 CJ와 계약을 하고 ‘유난희쇼’를 통해 홈쇼핑의 색다른 패러다임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조금 자만해보일 수 있겠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물건을 파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건데 이전에 내가 CJ 오기 전, 다른 곳에서 했던 아이디어를 ‘꽃누나’ 시리즈에 적용했다.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신청곡을 받는 것. 생방송 중에 진행되기에 일주일 전 신청 사연을 받아 진행했다. 화면에 자신의 이름과 노래 제목 등까지 나오니, 반응이 정말 좋았다.

두 번째는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콘셉트를 잡는 것이었다. ‘꽃누나’시리즈가 그렇다. ‘꽃누나가 돌아왔다’, ‘꽃누나도 청춘이다’, ‘꽃누나도 사랑하라’ 등 청춘에 관련된 메시지를 주기로 했다. 그러니 사시라 말 안해도, 매출이 일어나게 된다. 기억에 남았던 건 직접 협찬을 받으며 애정을 담아 진행했던 ‘리마인드 웨딩’코너다.

N: 그런데 왜, 재계약을 하지 않았나.

유: 3년간 시청자를 위한 콘셉트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렇게 3년을 해오니 아이디어가 고갈되더라. 홈쇼핑 측에서도 이런 것 말고 라는 말을 하게 되고. 아무래도 홈쇼핑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콘셉트가 꾸준히 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매출이 흔들리면 콘셉트도 흔들리게 되고하니까.

어느 날은 정말 특징이 없고 용납이 안 될 때도 있었다. 또, 유난희쇼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전부 내가 직접 고른다. 테스트해보고 맘에 안 들면 거절한다. 그러다보니 상품이 고갈되더라. 나도, 그쪽도(업체) 아쉽고. 회사에서는 매출이 일단 우선이니까 그것도 고려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아 정말 여기서 안 쉬고 가면 타성에 젖겠다 싶더라.

N: 위기가 온 것인가.유: 침체기라는 생각은 사실 작년부터 해왔었다. 내가 바뀌어야겠구나 싶었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방송을 제대로 찾고,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나 스스로가 게을러지는 걸 느낀다. 스스로가 위기를 느낄 때 타성에 젖으면 도태된다. 나만 아는 위기였고, 그래서 그걸 극복하기 위해 새로 도전해보려 결심한 것이다.

인터뷰②에 이어집니다.

[news1] ‘뷰티·패션’ 뉴스 제보 - hwangnom@news1.kr

beau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