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로 구역 나눠먹기"…고양시 청소용역 담합 10개사, 과징금 52억

2020년·2022년 총 24건 입찰서 낙찰 예정자·들러리 담합…계약금액 2195억 규모
수의계약서 경쟁입찰 바뀌자 '제비뽑기'로 기존 구역 유지·투찰가 합의

[자료]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2024.11.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경기 고양시가 발주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용역 입찰에서 '제비뽑기'와 '들러리'를 통해 조직적으로 담합을 벌인 10개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은 경쟁 입찰로 전환된 후에도 기존 사업 구역을 유지하기 위해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금액을 치밀하게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양시가 2020년과 2022년 발주한 총 24건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10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2억 6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재 대상은 △고양미화산업 △고양위생공사 △그린워크기업 △벽제개발 △서강기업 △수창기업 △승문기업 △원당기업 △천일공사 △청안기업 등 10곳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담합은 고양시가 2020년 5월부터 기존 수의계약 방식을 경쟁 입찰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업체들은 경쟁이 시작될 경우 기존 담당 구역을 잃어 장비·시설을 이동해야 하는 비효율을 막고, 기존 수의계약 때와 비슷한 수준의 낙찰 금액을 유지하기 위해 담합을 모의했다.

이들은 2020년 5월 입찰을 앞두고 모임을 가진 업체 대표들은 규모가 작은 4개 구역은 특정 2개사가 나눠 갖고, 나머지 8개사는 '제비뽑기'를 통해 담당 구역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사전에 정해진 낙찰 예정자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나머지 업체들은 투찰 금액을 높게 써내는 방식의 '들러리' 서기에 나섰다.

이러한 담합은 2022년 입찰에서도 이어졌다. 업체들은 2020년 낙찰자가 그대로 구역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투찰률까지 구체적으로 조작했다. 낙찰 예정자는 기초금액 대비 97.6%로 투찰하고, 들러리 업체 4곳은 98.2%~98.5% 사이로 투찰해 탈락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총 24건, 약 2195억 원 규모의 입찰에서 사전에 합의된 업체들이 모두 낙찰자로 선정됐다. 경쟁 입찰의 취지가 무색하게 낙찰 가격은 높아졌고, 이는 곧 지자체 예산 낭비로 이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공공예산이 대거 투입되는 생활폐기물 용역 입찰에서 발생한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공분야 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