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세수입 374조, 목표 1.8조 초과…추경 여력은 1000억뿐

세계잉여금 3.2조 중 3.1조는 특별회계…본예산 보다는 8.5조 덜걷혀
재경부 "세입경정으로 재정 정상화…세수 호조에 '강제 불용' 없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전민 심서현 기자 = 지난해 국세수입이 정부의 수정 목표치보다 1조 8000억 원 더 걷혔다. 10조 원 규모의 세입경정으로 대규모 세수 결손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나라 살림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 재원인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위한 재정 여력은 거의 없는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10일 오전 한국재정정보원에서 허장 재경부 제2차관과 이남구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회계연도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이같은 내용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마감 결과 지난해 총세입은 597조 9000억 원, 총세출은 591조 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 6조 9000억 원에서 이월액 3조 7000억 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3조 2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세계잉여금 중 3조 1000억 원이 특별회계에서 발생했다. 특별회계 잉여금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회계의 자체 세입으로 처리돼 다른 용도로 전용이 어렵다. 정부가 추경 재원이나 채무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1000억 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교부세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등에 우선 쓰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부 내부에서는 추경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차질 없는 예산 집행에 집중할 것이며 세수 추계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73조 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6월 세수 재추계(세입 경정)를 통해 수정한 예산안(372조 1000억 원)보다 1조 8000억 원 많은 수치다. 전년(336조 5000억 원)과 비교하면 37조 4000억 원(11.1%) 늘었다.

다만 정부의 지난해 본예산안상 국세수입 전망(382조 4000억 원)과 비교하면 8조 5000억 원이 덜 걷혔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전년 대비 22조 1000억 원 늘었고, 취업자 수 증가와 임금 상승 영향으로 소득세도 7조 4000억 원 증가했다. 해외주식 호황에 양도소득세가 3조 2000억 원 더 걷힌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세수가 안정적으로 들어오면서 재정 집행률은 97.7%로 2020년(98.1%)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쓰지 않고 남은 돈인 불용(不用)액은 10조 원으로, 세수 펑크 여파가 컸던 2024년(20조 1000억 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 2~3년간 세수 부족 탓에 교부세 등을 내려보내지 않아 발생했던 '사실상 불용' 사태는 이번에 되풀이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내부거래와 예비비를 제외한 실질적인 사업비 불용은 4조 9000억 원으로, 불용률(0.9%) 기준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입 경정을 통해 국회 승인을 받아 예산을 수정한 덕분에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과거처럼 세수가 부족하다고 강제로 돈을 안 쓰는 비정상적인 운용 대신 재정 운용이 정상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세외수입은 224조 원으로 예산 대비 3조 9000억 원 부족했다. 정부가 보유한 넥슨(NXC) 물납 주식 매각이 예상(3조 7000억 원)과 달리 불발된 영향이 컸다.

정부는 이날 마감 실적을 기초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4월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허 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속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 극복을 위해 2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신속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을 통해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다"며 "그 결과 경제성장률에 대한 정부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0.5%p를 기록,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한 해였다"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