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낼 돈 없다더니…천경자그림·롤렉스시계 '초호화생활'

국세청, 고액체납자 재산 추적 1조4985억원 징수

고액체납자의 고급아파트를 수색해 압류한 명품시계.(국세청 제공)/뉴스1ⓒ News1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1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1년 넘게 내지 않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른 강모씨의 고급아파트를 국세청 고액체납자 추적팀이 급습한 결과, 강씨의 금고와 서랍장에서 롤렉스 등 1억원 상당의 고급시계 6점과 2억원 상당의 에르메스 핸드백 등이 다수 적발됐다.

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 이모씨는 1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지 않은 채 병원 양도대금을 채무상환에 사용한 것처럼 위장해 세금납부를 회피했다. 국세청이 양씨의 재산을 추적한 결과, 양씨 자택에서 천경자 화백 등 유명화가의 작품 수십점이 쏟아졌다.

국세청은 이처럼 3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내지 않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10월까지 1조4985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거나 조세채권을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고액체납자들의 경우 대부분 세금낼 돈이 없다면서 고급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세무조사에 대비해 재산을 은닉한 사례도 적발됐다.

5억원의 양도세를 체납한 김모씨는 세무당국이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지인을 통해 양도대금 5억원을 은행에서 인출하게 한 뒤 과자상자에 담아 친척이 소유한 창고에 숨겼다.

국세청은 은행 CCTV를 분석해 현금 인출자가 김씨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인 점을 파악한 뒤 김씨 아들에 대한 증여세 조사와 체납처분 면탈범 고발 예고 등을 통해 조사망을 압축해 나갔다. 김씨는 결국 과자상자에 든 현금 5억원을 자진납부했다.

20억원의 부가가치세 등을 체납한 정모씨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예식장 건물과 아파트를 매각해 보유 재산이 없는 것처럼 속여 체납처분을 모면했다. 체납처분이 내려져 재산이 압류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재산을 매각한 것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정씨 예식장 내에 비치된 수석, 분재, 뿌리공예품 등 88점을 정씨가 매각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공매에 부쳐 1억7000만원의 세금을 회수했다.

국세청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제보할 경우 최대 2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고액체납자 재산추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체납자의 은닉재산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고 이에 협조한 관련인에 대해서도 형사고발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