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없고 '남북 두 나라' 말했지만...정부 "中 기조 변화 없어"

왕이 방한 후 中, 공식 발표문에 '북한과 한국 두 나라" 표현 담아 눈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외교부는 20일 중국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 공식 발표문에서 한국과 북한을 '두 개의 국가'로 명시한 것과 관련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 혹은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중국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이 '두 국'가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과거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며 "중국의 표현이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보도자료에서 남북을 한국과 조선 "두 개의 국가"로 명시했다. 이에 중국이 남북을 하나의 나라로 보기보다 북한이 규정한 '적대적 두 국가론'에 힘을 싣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외교부는 중국 측이 1992년 수교 공동성명 5조에 나온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중국이 수교 당시 초심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두 국가론'을 지지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측과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북중 관계를 의식해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정책에 있어 연속적이고 변함없는 중국의 입장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날 회담에서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먼저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 등의 문제에 있어서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국자는 "한중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통해 한미일, 북중러 구도가 강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중국 측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며 회담 자리에서 북러 간 군사 협력 심화와 북한에 대한 군사 기술 우려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은 북미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리 측은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서울에서 회담 및 만찬을 갖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유치를 기원하며, 이를 계기로 한 고위급 교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정상 간 회동을 적극 고려 중이라며 화답했다.

양 장관은 최근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양 장관은 내년 한중수교 35주년을 계기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공급망 안정화, 판다 도입, 인적·문화 교류,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보존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