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전문가, '동맹 현대화'에 이견…"美 역할 확장 vs 마찰 초래"
플라이츠 "동맹 현대화·확장 필요"…한국 역할도 '확대' 강조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한미 간 인식 격차 존재"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8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 따른 '한미동맹의 현대화'에 대해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 억지 등으로 확대해 일부 병력을 보다 광범위한 임무 수행을 위해 인도·태평양 전반으로 보다 재배치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이 한반도 방어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는 구조와 맞물린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동맹 현대화'를 주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산 플래넘 2026' 첫 번째 세션에서 이같이 말하며 동맹의 역할 확대와 구조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1월 새 국가전략(NDS)을 통해 한반도에서 한국이 대북억제에 좀 더 많은 재래식 역량을 투입하고 주한미군은 대중 견제 등 다른 군사적 조치로 역할을 확대하는 국방 정책을 공식화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의 이날 언급은 이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까지 확대하고, 주둔 미군에 대한 지원과 첨단 미국산 무기 구매를 추진하는 것은 동맹 강화 의지를 보여준다"며 "조선 협력과 첨단 방산 협력은 양국 일자리 창출과 상호운용성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핵추진잠수함과 차세대 미사일 방어 등 첨단 방위 역량의 협력도 심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자국 방어에 더 큰 책임을 지고, 미국은 확고한 방위 공약을 유지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동맹의 외연 확장 구상에 대해 "미국·일본·인도·호주 간 안보 협력체(쿼드·Quad)에 한국을 포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 규모이자 조선·인공지능(AI)·반도체 강국으로 이 협력체의 자연스러운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중국해·남중국해 공동 순찰 및 훈련 △미사일 추적을 위한 위성 정보 공유 △반도체·희토류 등 핵심 물자 공급망 대응 체계 구축 등을 제안하며 "이는 '반중 동맹'이 아니라 안정성 강화를 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그러나 '동맹 현대화' 개념 자체에 대한 한미 간 인식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동맹을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반으로 확장하는 운용 개념으로 보지만, 한국은 한반도 억지라는 핵심 임무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어,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격차는 지리적 조건, 위협 인식, 국내 정치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돼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며 "무리한 정렬은 오히려 동맹 내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한반도와 대만해협을 사실상 하나의 작전 전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두 지역은 더 이상 분리된 공간이 아니며, 한쪽에서 발생한 위기가 다른 쪽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한미일 3자 연합훈련과 협의체 제도화 △위기 상황에서 역할 분담 명확화 △사이버·우주·정보·감시·정찰(ISR) 등 비전통 영역에서의 협력 확대를 제시하며 "동맹 현대화는 현상 유지와 전면적 확장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점진적 운용에서의 적응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나카타니 겐 전 일본 방위상은 동맹의 구조적 진화를 언급하며 "과거엔 동맹이 명확한 위협에 대한 보복을 보장하는 군사 협력 중심의 구조였지만, 현재는 평시의 억지력 유지와 국제 질서 안정에 기여하는 다기능 네트워크로 발전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군사와 비군사, 평시와 유사시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동맹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나카타니 전 방위상은 한일 협력과 관련해선 "사이버·우주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협력과 에너지·경제안보·방산 기술 협력을 조기에 추진해야 한다"며 "민간 협력은 이미 진전됐지만 군사 협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라고도 언급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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