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와도 소용없다?'… 北, 한미전력 움직임에 '맞춤형 도발'
군산·계룡대·강릉 등 軍시설 위치 따라 사거리 조절
6일 미사일 발사에선 주일미군 기지까지도 노린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최근 2주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탄도미사일을 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현재의 안보상황에 대한 자신들의 불안감을 표출하는 동시에 한미 양국 전력의 군사행동을 겨냥한 '맞춤형 도발'을 통해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1~23분쯤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처음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50여㎞를 날면서 80여㎞ 고도까지 치솟았고, 두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이보다 긴 800여㎞를 날았고, 정점고도는 60여㎞로 탐지됐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대북 경고 차원에서 전날 동해에 다시 전개된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6일 재차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란 사실이 알려진 점도 북한의 도발 빌미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건 항모강습단은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한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에 참가한 뒤 모항인 주일미군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로 복귀하던 중 북한의 이달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따라 뱃머리를 돌렸다.
또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IRBM 도발 뒤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과 전북 군산 인근 직도 사격장 내 가상 표적에 대한 정밀폭격 훈련을 실시했으며, 강원도 강릉 일대에선 '에이태큼스'(ATACMS)를 이용한 연합 지대지미사일 대응사격도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북한이 이 같은 "한미연합 전력의 대응에 재차 맞서는 차원에서 이날 추가 도발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지점으로 지목한 평양 삼석구역으로부터 350여㎞ 거리 내엔 주한 미 공군의 군산기지와 우리 육해공군본부가 모여 있는 충남 계룡대, 그리고 강릉 일대가 모두 포함된다. 또 800㎞ 거리 내엔 레이건함이 전개된 동해 공해상과 주일미군의 이와쿠니(岩國) 해병대기지가 있다.
이와 관련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최근 북한의 도발은 우리나라, 미국 또는 한미가 함께하는 대북 군사적 행동에 비례하는 맞춤형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 계획에 따라 도발 수위를 높여가기보다는 한미의 행동으로부터 명분을 찾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맞춤형'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이땐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부산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북한이 발사한 SRBM의 비행거리는 600여㎞, 발사장소인 북한 태천에서 부산항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620㎞였다.
이후 북한은 한미 해군이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던 지난달 28·29일 동해상을 향해 각각 SRBM을 2발씩 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의 탄착지점과 훈련 장소 간엔 상당한 거리가 있었으나 "동해상에 쏜 것 자체로도 한미를 향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리고 북한이 이달 4일 쏘아 올린 IRBM은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4500여㎞나 비행했다. 이 거리 안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략폭격기 등이 출격하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가 있다. 북한이 이번 IRBM 발사를 통해 "유사시 미 전력 증원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단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 전력은 6일 중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이 쏜 가상의 탄도미사일을 추적·탐지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실장은 "레이건함 회항 후 훈련 재돌입에 따른 북한의 대응 미사일 발사가 예상된다"며 "북한의 현 대응을 '일방적 강압'보다는 한미에 대한 '맞춤형 대응'으로 본다면 일단 최대한 위기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신중하게 진정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은 이날 공보문을 통해 "우린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 타격 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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