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희 당뇨병학회장 "CGM은 치료도구…급여 확대 미룰 수 없다"

[인터뷰] "탈모도 자존감 영향 있지만…CGM은 생명 직결"
"1형 본인부담 낮추고 2형 고위험군도 단계적으로 넓혀야"

지난 7일 김철희 대한당뇨병학회 회장이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연속혈당측정기(CGM)는 단순히 손끝 채혈을 덜 하게 해주는 편의기기가 아닙니다. 중증 저혈당과 당뇨병성 케톤산증 같은 합병증을 막기 위한 치료 도구입니다."

김철희 대한당뇨병학회장(순천향대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지난 7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CGM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가 기기 비용 지원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CGM은 피하지방에 삽입한 센서가 세포 간질액을 통해 포도당 농도를 5분마다 하루 288회 측정하는 기기다. 손끝 채혈 방식이 '측정한 순간'의 혈당만 보여준다면 CGM은 하루 전체 혈당 흐름과 변동 추세를 보여준다.

평균 혈당으론 못 보는 위험…"CGM은 하루 혈당 흐름 확인"

김 회장은 당화혈색소만으로는 환자의 실제 위험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야간 저혈당이나 식후 고혈당 같은 변동성은 확인하기 어렵다.

그는 "같은 당화혈색소라도 한 환자는 혈당이 안정적이고 다른 환자는 낮에는 고혈당, 밤에는 저혈당을 반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GM은 목표범위 내 시간(TIR)과 활동혈당개요를 통해 이런 차이를 보여주고 인슐린 용량과 생활습관 조정에 활용된다.

학회에 따르면 CGM 사용은 당뇨병케토산증과 중증 저혈당 같은 급성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고 심혈관질환, 말기신부전 등 모든 원인 사망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1형당뇨 환자에게 CGM은 생명 유지와 직결된 장비에 가깝다. 1형당뇨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외부 인슐린 투여가 필수적이고 혈당 불안정성도 크다. CGM의 고혈당·저혈당 사전 알람은 환자가 의식을 잃기 전 대처하도록 돕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1형당뇨 환자는 CGM 소모품 비용의 30%를 본인이 부담한다. 김 회장은 "환자와 보호자가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이 연간 250만~450만원 수준에 달한다"며 "본인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의 센서를 팔에 부착한 후 스마트폰을 접촉해 혈당을 측정하는 모습.(대웅제약 제공)
"2형도 오래되면 1형과 차이 없어"…고위험군 급여 사각지대

김 회장은 1형당뇨 환자의 본인부담 완화와 함께 2형당뇨 고위험군에 대한 단계적 급여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재정 여건상 순서를 둬야 한다면 이미 지원 체계 안에 있는 1형당뇨 환자의 본인부담을 먼저 낮추고 이후 2형당뇨 고위험군으로 넓혀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형당뇨도 오래 진행되면 인슐린 분비가 거의 바닥으로 떨어져 실제로 1형당뇨와 별 차이가 없는 환자들이 많다"며 "특히 고령 환자나 당뇨병을 30년 이상 앓은 환자들에서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회는 인슐린 분비 기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 환자부터 단계적으로 급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행 요양비 급여기준은 일정 조건에 해당하더라도 2형당뇨 환자를 제외하고 있는데 이 기준이 실제 위험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급여 확대 땐 재정절감…탈모 급여보다 '생명 직결' CGM 우선 검토"

2형당뇨 환자는 현재 CGM을 전액 비급여로 사용해야 한다. 14일 센서 하나에 5만~7만 원을 부담해야 하고 소모품 비용까지 고려하면 연간 수백만 원이 들어갈 수 있다. 김 회장은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한 달 10만~14만 원 수준의 비용 부담 때문에 CGM을 쓰다가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CGM을 쓰면 혈당 조절이 개선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 회장은 "CGM만으로도 당화혈색소가 1~2%P 떨어지는 환자들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당화혈색소가 13~14%까지 올라갔던 환자가 CGM 사용으로 10% 미만까지 낮아졌다가 중단 뒤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한다"며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응급실에 오거나 망막 출혈과 시력 상실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급여 확대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만 주는 정책이 아니라고 본다. 학회 분석에 따르면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 환자에게 CGM과 구조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70% 공단 부담으로 확대할 경우 2026년 약 203억 원투입되지만 자가혈당측정 비용 감 비용 감소와 합병증 의료비 절감 효과를 반영하면 순재정 영향은 약 64억 원 절감으로 추산됐다.

김철희 대한당뇨병학회 회장은 지난 7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탈모가 자존감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말도 맞다"면서도 "그것과 정말 죽고 사는 문제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비교하면 당뇨병 CGM 급여화는 더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인슐린 사용 2형당뇨 환자로 확대하면 공단 부담률 70% 기준 1년 차 약 463억 원 5년 차 약 712억 원의 순절감 효과가 예상됐다.

김 회장은 "비용이 당장은 들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당뇨병 관리를 잘해 심혈관질환을 줄이면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탈모 급여화 논의와 비교해도 CGM 급여 확대는 우선순위가 높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모가 자존감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말도 맞다"면서도 "그것과 정말 죽고 사는 문제,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비교하면 CGM 급여화는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기기만 붙인다고 끝 아냐…교육·관리 수가 병행해야"

김 회장은 기기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CGM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식사·운동·인슐린 용량 조절에 반영해야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현재 3분 진료, 5분 진료 환경에서는 CGM 데이터를 환자와 함께 해석하고 설명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30분 정도는 혈당 패턴을 보고 설명해야 하는데 현행 수가 체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CGM 급여 범위가 넓다. 학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인슐린을 사용하는 모든 당뇨병 환자 또는 중증저혈당 병력이 있는 환자를 급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도 1형당뇨뿐 아니라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받는 2형당뇨 환자 등을 지원하며 프랑스는 기저인슐린만 사용하는 2형당뇨 환자까지 급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순히 기깃값만 보조해 주는 임시방편식 정책으로는 실패하기 쉽다"며 "환자별 데이터 판독과 체계적인 교육·관리 수가를 함께 마련해야 CGM 급여 확대의 효과가 실제 환자 치료와 건보 재정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