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울산판 도가니-그후]⑬ “인권실태 1차 보고서도 사후 조작됐다”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2-09-06 21:01 송고
메아리복지원 1차 보고서 원본. 1차 조사팀은 4단락으로 된 조사자 총평을 통해 원생간 성폭행 문제는 시설의 직원들이 사랑으로 보살피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해결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조사 결과 문제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News1

보건복지부에 제출된 메아리복지원 최종보고서. 노란색 바탕의 내용이 최종보고서 작성자가 조사자 총평에 허위 사실을 조작.날조해 기술한 부분이다. 1차 조사팀이 작성한 조사자 총평에 메아리복지원에 부정적인 허위 사실 을 추가했다.© News1
보건복지부에 제출된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내용이 조작·날조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권실태 1차 보고서 내용 가운데 조사자 총평도 조작·날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1이 메아리복지원 1차 인권실태보고서 원본과 이 내용을 그대로 옮겨 작성된 최종보고서 내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최종보고서에는 메아리복지원에 불리한 허위 사실들이 조작·날조돼 추가된 반면, 긍정적이거나 유리한 내용은 아예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메아리복지원은 지난해 10월 28일 1차 인권실태 조사를 받았으며,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쟁점사항에 대한 심층 조사를 명목으로 같은 해 12월 5~6일 이틀간 재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17일 작성된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1차 보고서는 조사자와 피조사자 모두 실명으로 기술돼 있다.

뉴스1이 확인한 결과, 실명으로 된 1차 보고서와 2차 보고서(12월 12일자 작성) 내용을 그대로 옮겨 비실명으로 된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1차 보고서의 조사자 총평에 허위 내용을 추가하는 수법으로 사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종보고서 작성과정에서 허위 내용을 추가해 조작한 1차 보고서 조사자 총평은 모두 3단락이다.

먼저 1차 보고서 조사자 총평의 첫 부분에 “1차 조사 결과 성폭력 피해자 2명(성추행 2건, 이용자 간 성폭행 1건 총 3건)이 발견되었고, 폭력, 학대결박, 체벌, 감시 등 피해자 10명이 발견되었다”는 1차 조사 결과와 다른 허위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상세 설명으로 '교사학대 8건'이 발견됐다고 최종보고서에 기술돼 있지만 1차 보고서 원본과 1차 조사 결과표 어디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또한 1차 보고서 원본에는 최종보고서에 기술된 ‘이용자 간 학대’는 없었으며, 체벌·폭력 등의 횟수도 달랐다.

최종보고서 작성자가 보건복지부에 제출하는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메아리복지원 교사들이 이용자(원생)들을 수시로 학대한다'는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기술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또한 최종보고서에서 추가된 "(인권실태)조사를 가기 전 메아리학교로부터 이용자 간 성폭력 사실이 있었다고 상담의뢰를 울산장애인성폭력상담소로 알려 왔다"며 "추후 메아리동산에서 북구청으로 보내온 문서에 의하면 조사하기 전 1회 발생했다고 보고하였으나, 앞 전 메아리학교로부터 온 문서는 오래 전부터 수회 발생하였다고 왔다고 한다"란 내용도 메아리복지원 측은 명백한 허위 사실을 덧붙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메아리복지원 측은 “메아리동산(성폭행이 발생한 생활시설)에서 ‘박영수가 권기수를 성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인권실태 보고서를 북구청에 보낸 건 사실이지만 최종보고서 내용처럼 메아리학교에서 북구청에 보낸 문서는 없다”며 “메아리학교는 교육청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북구청에 그런 문서를 보낼 의무도 이유도 없다. 그런 문서가 있다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1차 보고서 원본의 '긴급 조치 사항'으로 "성폭행은 담당교사가 부재한 틈을 타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으로 "생활재활교사가 각 방에 거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차 조사팀이 보고서에 기술한 "법인이나 교사들이 원생간 성폭행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치했다'는 주장과 달리 1차 조사팀은 법인이나 교사들이 '성폭행'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News1

최종보고서 작성자는 실제 메아리학교에서 보내지도 않은 문서를 받았다고 허위 내용을 기술한 뒤 이를 근거로 “성폭행 사건 축소 의혹이 있다”며 “위의 건(성폭행 사건 축소 의혹)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성폭행과 관련한 2차 조사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종보고서 작성자는 2차 조사를 이미 마친뒤 상황에서 “성폭행 사건 축소 의혹이 있어 2차 심층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1차 보고서의 조사자 총평을 고친 것이다.

결국 1차 조사에서 1건이 확인된 성폭행 사건이 2차 조사에서 “원생 10여명이 관련된 수십 건의 성폭행이 발생했다”고 조작·날조한 2차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1차 보고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차 조사팀은 보고서에서'긴급 조치 사항'으로 "성폭행은 담당교사가 부재한 틈을 타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으로 "생활재활교사가 각 방에 거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차 조사팀이 보고서에 기술한 "법인이나 교사들이 원생 간 성폭행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방치했다'는 주장과 달리 1차 조사팀은 "법인이나 교사들이(성폭행을 목격한 원생이 학교에 신고하기 전까지) '성폭행'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1차 보고서 원본을 보면 1차 조사에서 성폭행 1건이 확인됐지만 이미 메아리복지원에서 인권실태 조사 전에 사전 인지해 상담치료를 의뢰한 상태였기 때문에 '성폭행' 사건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보고서 작성자는 1차 조사 보고서 원본의 조사자 총평을 조작.날조해 1차 조사 때 성폭행 사건 축소 의혹이 발견됨에 따라 이를 확인하기 위해 2차 조사에 착수해 원생 10명이 관련된 수십 건의 성폭행 사건을 밝혀낸 것처럼 허위 날조된 최종보고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것이다.

또한 조사자 총평 마지막 단락의 “생활교사들은 본인의 근무일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또한 생활교사가 법인업무를 보며 출퇴근을 하고 있다. 생활관 이용자를 위해 채용된 직원이 행정 업무를 보면서 생긴 공백은 이용자간에 성폭력에 노출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내용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차 보고서 전체 내용 어디에도 이런 교사들의 진술이 없으며, 뉴스1이 1차 조사 교사 면접 자료 원본을 모두 확인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생활교사들이 본인의 근무일도 모른다'는 조사 내용은 없었다.

메아리복지원 생활교사들도 "1차 조사에서 근무 형태에 대해 조사받은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본인(생활교사)의 근무일도 모른다'고 진술한 생활교사는 아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원생 간 성폭행 발생 원인을 두고도 조작된 최종보고서의 1차 보고서 내용에는 “교사들의 행정업무로 인한 공백 때문에 이용자 간에 성폭력이 발생했다"며 법인의 운영상의 문제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최초 작성된 1차 보고서 원본에는 "교사들이 거주하지 않는 빈방이 있어 교사들의 눈을 피해 원생들 사이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며 교사들의 책임이 아닌 원생 개인의 일탈행위로 보고 있다.

1차보고서 원본에는 '주변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사항'으로 '주변 지역에서의 소문은 좋게 나 있다'는 등 메아리복지원이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우호적인 내용 3가지가 기술돼 있다. © News1
최종보고서 에는 '주변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사항'에 기술된 메아리복지원에 우호적인 내용들이 삭제돼 있다..© News1

특히 1차 보고서 원본 내용 가운데 메아리복지원에 대해 긍정적인 기술 내용은 최종보고서에서 아예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보고서 작성자가 ‘메아리복지원 죽이기’ 차원에서 고의적으로 최종보고서를 조작·날조한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종보고서 작성자는 1차 보고서 원본 내용의 ‘주변 지역 등으로부터 수집된 (메아리복지원 관련)정보사항'에 기술된 '주변 지역에서의 소문은 좋게 나 있음', '지역 주민을 위해 운동장 개방, 헬스장 개방, 커피숍 개방 등을 하여 지역 주민과 화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 '이화중학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강좌를 실시’란 부분을 빼버리고 “없다”로 고쳤다.

1차 보고서 원본의 '메아리복지원이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꿀 이유가 없다.

그리고 조사자 총평의 허위 사실을 추가해 조작한 내용과 ‘주변 지역 등으로부터 수집된 (메아리복지원 관련) 정보사항'에 기술된 내용을 삭제한 것 외에 1차 보고서 원본 내용과 최종보고서의 1차 보고서 내용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1차 조사팀 관계자는 "1차 보고서 내용 가운데 주사자 총평 일부 내용은 2차 조사를 다 마친 뒤 추가해 넣은 건 사실이다"며 고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jourlki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