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국경마 ‘작은거인’ 서승운

(과천=뉴스1) 이동희 기자 | 2012-03-18 06:12 송고
경주마와 함께 있는 서승운 기수/사진제공=한국마사회© News1


"신장 180㎝ 이상의 남자는 `위너', 이하의 남자는 `루저'"

 
한 여대생이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해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키가 큰 사람이 무조건 경쟁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키가 작아도 최고가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요즘 경마계의 시선이 데뷔 8개월이 안 된 현역 최단신인 서승운 기수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의 키는 150cm로 현역 기수 가운데 가장 작지만 활약은 180㎝ 위너 부럽지 않다.
 

장거리 상위군 경주까지 가리지 않고 승수를 올리며 서울경마공원 다승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특급'에 기승한 그는 지난 10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6경주(1200m)에 출전해 빠른 스타트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결승선 300m 남겨놓고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며 `연승연호'를 1마신(馬身·약 2.4m)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거머줬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열린 7경주와 8경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쌍승식 760배의 고배당을 터트리 등 하루 동안 3승을 쓸어 담으며 과천벌을 술렁이게 했다.
 


그는 올해 통산 67전 12승을 기록하며 한국경마에서 내로라하는 문세영(33승), 오경환(16승), 박태종 (14승) 기수에 이어 다승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현역기수 중 최단신이지만, 탄탄한 체력과 감각적인 기승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수 엘리트 코스인 마사고등학교(기수과)를 졸업한 그는 고교 시절부터 기수에게 필요한 기승술과 말 관리를 몸에 익혀 데뷔 첫 해 12승을 거뒀다.
 


그는 신인기수 최초로 한국경마 최강의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그랑프리에 `요동제왕'과 함께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물오른 기승술을 선보여 조교사들로부터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기수는 신장 168㎝ 이하 이어야 될 수 있다. 부담중량(특정 경주에서 경주마가 짊어져야 하는 총 무게)이 경주의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경마에서는 체격이 작을 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수들은 이처럼 대체적으로 단신이 많지만 서승운 기수는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작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체격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승법을 이용하고 있다.
 


남들과 다르게 짧은 등자를 사용, 안정감을 더할 수 있고 달릴 때 공기 저항을 덜 받는 기술을 익혔다.
 


그의 최대강점은 신인기수의 최대 핸디캡인 긴장감을 찾아 볼 수 없고 경주마 템포조절에도 상당히 능숙해 대형 기수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서승운 기수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어서 형사가 되고 싶었지만 키가 작아 포기했다"며 "기본이 탄탄한 기수가 되는게 목표고 큰 경주에서 우승하는 것도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다음달 미국 연수를 앞두 있는 서승운 기수의 목표는 하나다. 한국에서 습득한 기승술이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정상급 기수에 도전장을 내민 `작은 거인' 서승운.
 


그의 말몰이에는 더 많은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 그래서 매 경기 진화하는 서승운의 활약은 더욱 가치 있게 평가받는 이유다.


 


verita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