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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발리에 사원이 많나요?" 현지 가이드에게 물었더니[여행기자 픽]

눈길 닿는 곳마다 사원…그 수만 2만여 개
핫한 지역은 우붓·짱구, 부동산 뜨는 곳은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3-09-12 08:05 송고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우붓 왕궁© News1  
우붓 왕궁© News1  

시간과 사람에게 구애받지 않는 자유여행이 좋지만, 때로는 여행 일정을 짜는 것부터 현지에서 알면 좋은 정보를 알려주는 패키지 여행도 좋다.

특히 자유여행이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현지에 숨은 이야기를 현지인 가이드를 통해 듣는 재미는 쏠쏠하다. 신들의 섬, 신비스러운 매력이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라면 더욱 그렇다. 
20년 가까이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을 상대로 현지 가이드를 해온 뜨리스나 씨를 통해 여행객들이 알면 흥미로운 이야기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깎아지른 듯한 바다 절벽 위에 자리한 울루와투 절벽 사원© News1  
깎아지른 듯한 바다 절벽 위에 자리한 울루와투 절벽 사원© News1  
사거리, 삼거리에 있는 수호신 동상© News1  
사거리, 삼거리에 있는 수호신 동상© News1  
도로 옆으로 줄지어 있는 펜조르© News1  
도로 옆으로 줄지어 있는 펜조르© News1  

Q.왜, 신들의 섬 발리인가?

발리에 1000개의 힌두 사원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따져보면 2만여 개나 된다. 

이슬람교가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대다수 지역과 달리 발리 주민 80% 이상이 힌두교인이다. 그 때문에 일상 곳곳엔 힌두교가 녹아있다.
 
마을 하나당 3개의 수호신(창조신·유지신·파괴신) 사원을 모시고 집마다 조상을 모시는 사원을 갖고 있으니 사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사원에 입장 불가한 경우가 있는데 월경 중인 여성, 40일 이내 친인척 장례를 치룬 사람은 아예 입장이 안 된다. 몸과 영혼이 신성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어깨나 다리를 노출할 경우엔 사롱(긴 천)으로 가려야 한다.
발리에 높은 건물이 없는 이유는 잦은 지진도 있지만, 사원보다 높게 지을 수 없어서다. 사원 위로 건물이 올라서면 신성한 것을 해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흑백 체크무늬 천을 두른 수호신 동상도 쉽게 보이는데 이는 발리인들이 믿는 '상호 이원론'(삶의 균형)을 뜻한다. 
 
8월부터 10월까지 여행을 하면 발리 최대 명절인 갈룽안-쿠닝안을 기념한 대나무 장식 기둥인 펜조르(Penjor)도 볼 수 있다. 자연의 축복과 행복을 상징하는 펜조르는 쌀, 과일, 코코넛 나뭇잎, 대나무 등을 이용해서 제작하며 보통 집 앞에 세워 둔다.
 
길거리에 놓인 차낭사리
길거리에 놓인 차낭사리
스님이 차낭사리를 여러 개를 두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 News1 
스님이 차낭사리를 여러 개를 두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 News1 
 
Q.길바닥에 꽃바구니가 많은 이유는?
 
사원은 물론 길거리, 식당, 호텔, 동상 앞 등 발리엔 발길 닿는 곳마다 꽃과 간식을 담은 바구니가 놓여 있다.

바구니의 정체는 '차낭사리'(Canang Sari)로 신에게 바치는 공양이자 제물이다. 발리 사람들은 하루 세 번 기도하고 한 번 차낭사리를 바친다. 일반적으로 바나나 잎 위에 하루 먹을 것을 올려놓는데 간혹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으면 담배나 커피를 놓기도 한다. 또 집 크기에 따라 최대 50개까지 둔다. 
  
길거리에 놓인 제물은 다음 날 새 것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 아니고 회수하는 것이다. 음식은 가져가서 먹기도 한다.
  
르기안 지역 차도에 세워진 오토바이
르기안 지역 차도에 세워진 오토바이

Q.어린아이가 오토바이 운전하던데?
  
한국에선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현지 중·고등학생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한다. 법적으로 중학교 3학년이 되어야 오토바이 자격증을 딸 수 있는데 보통 그 이전부터 타고 다닌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오토바이는 필수다. 학교엔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이 따로 마련한다.
 
오토바이는 외국인 여행자들도 많이 이용한다. 오토바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 대여 비용이 5만 루피아(약 4300원)다. 차선이 한국과 반대이고 교통 법규가 철저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안전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오토바이 배달 및 택시 서비스가 잘 되어 있다. 다른 동남아에선 이 서비스에 있어서 그랩(Grab)이 가장 유명한 애플리케이션인데 여기선 고젝(Gojek)을 더 이용한다. 오래 전부터 오토바이를 이용해 심부름 문화가 안착된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앱이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로 유명해진 빠당빠당 해변© News1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로 유명해진 빠당빠당 해변© News1 

Q.치안은 괜찮은 편인가?

위험하진 않고 안전한 편이긴 하지만, 한국보다 주의를 해야 한다.

한국에서처럼 잠시 자리를 비울 때 테이블 위에 핸드폰이나 귀중품을 둔다면 백발백중 사라진다. 또 소매치기나 오토바이 날치기가 많기 때문에 뒷주머니에 물건을 넣는 것도 금물이다. 

참고로 환전할 때 거리에 유리창으로 이뤄져 있고 에어컨이 있는 환전소를 이용하는 것은 필수다. 한적한 골목에 혹할만한 환율을 제시하는 환전소가 있는데 돈을 빼먹는 경우가 많다. 또 달러로 환전할 때 50~100달러 이상의 빳빳한 지폐를 준비해야 좋은 가격으로 환전할 수 있다.
 
Q.왜 발리엔 한국인 가이드가 없나?

발리를 포함한 인도네시아에선 현지인만 관광 가이드를 할 수 있다. 약 20여 년 전에 외국인 가이드를 전면 금지했다. 발리에서만 한국어 가능한 현지인 가이드가 2000명 정도나 되는데도 부족한 편이다. 

발리를 찾는 신혼여행 트렌드가 단체에서 개별, 소규모로 바뀌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9월 한 달간 모 허니문 여행사에 신혼여행객 900여 명이 발리를 찾는데 가이드가 부족해 타 여행사들에게도 긴급 요청이 들어온 상태라고.  


발리의 인사동이라고 불리는 '우붓 시장' © News1 
발리의 인사동이라고 불리는 '우붓 시장' © News1 

Q.요즘 뜨는 여행지는 어디?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우붓과 짱구다. 우붓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울창한 밀림 속에 있는 지역으로 힐링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밀림에 둘러싸인 풀빌라와 계단식 논밭, 인사동과 닮은 예술인 시이 유명하다.

짱구는 세련된 동네다. 비치클럽이나 놀거리가 많아서 '발리의 라스베이거스'라고 불린다고 한다. 워낙 핫한 동네이다 보니 코로나 팬데믹에도 교통 체증이 있었다.

발리 현지사람들이 눈 여겨 보는 지역은 울루와투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이 많아 발리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부동산 가격도 날이 갈수록 올라 '졸부'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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