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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좋아했던 혜빈이…명랑했던 외동딸, 알바 귀갓길에 참변"

분당 차량돌진 피해자, 뇌사상태로 치료받다 전날 사망
유족들, 혜빈씨 이름과 얼굴 언론에 공개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최대호 기자 | 2023-08-29 15:12 송고 | 2023-08-30 16:12 최종수정
'분당 AK플라자 백화점 차량돌진'으로 뇌사상태에 빠져 연명치료를 받다 사망판정을 받은 고(故) 김혜빈씨 빈소가 29일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분당 AK플라자 백화점 차량돌진'으로 뇌사상태에 빠져 연명치료를 받다 사망판정을 받은 고(故) 김혜빈씨 빈소가 29일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밝고 명랑한 친구인 혜빈아 잘 가렴."

'분당 AK플라자 백화점 차량돌진'으로 뇌사상태에 빠져 연명치료를 받다 결국 숨진 김혜빈씨(20·여)의 빈소가 마련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이곳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발걸음 마다 유족들의 통곡은 멈추질 않았다. 
29일 빈소에서 만난 혜빈씨의 친구들은 "대화가 단 한번도 끊긴 적 없었던, 참새같이 말많고 밝은, 명랑한 친구다"며 고인(故人)의 생전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고교 1~2년생 때부터 단짝친구로 지낸 최모씨(20·여)와 양모씨(20·여)는 혜빈씨를 떠올리며 멈추지 못하는 눈물을 연신 훔치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들은 "여름에 강원 속초지역에 놀러가기도 했던 혜빈이의 소식을 처음에 믿지 않았다. 분명 동명이인일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혜빈이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알고 보니 혜빈이의 어머니셨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친구들은 그즉시 혜빈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족도 10분 정도 면회가 가능한데 친구로서 병문안을 갔어도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해 병원 로비에서만 혜빈이 소식을 한참 기다렸다며 당시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을 전했다.

친구들은 "혜빈이 어머니께서 직접 사진을 찍고난 뒤, 로비에 있는 우리들에게 보여주셨다"며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눈물을 흘리고 했다. 혜빈이가 포켓몬스터(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올겨울, 일본 아키바라현에 여행갈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고 했다.

최씨는 "어제 내 생일인데 혜빈이와 술자리를 가졌던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순간에도 친구(양씨)들과 혜빈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귀가하던 때 혜빈이 소식을 듣고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펑펑 울었다"고 글썽였다.

혜빈씨 유족들은 혜빈씨의 이름과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사랑을 다 줄 수 있는 외동딸'이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른 오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찾아와 인터뷰 하는 등 매우 힘든 상태다"라며 심적인 고통을 전했다. 

혜빈씨는 사고가 있었던 지난 3일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혜빈씨는 특히 그림에 소질이 있어 미술학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혜빈씨의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8시며 장지는 성남영생사업소로 예정돼 있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최원종(22)을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최원종은 총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로 범행 전, AK플라자 백화점 일대 차량을 몰아 5명을 다치게하고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했다.

당초 부상자 14명이 나왔지만 그의 차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이 지난 6일, 혜빈씨가 전날(28일) 각각 사망판정을 받음에 따라 2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을 당한 참사로 귀결됐다.

최원종은 "스토커(과잉접근자) 집단이 나를 감시한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밝혔다. 수사를 맡았던 경찰과 검찰 모두 최원종의 범행 동기를 "망상에 의한 범행으로 당시 심신미약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종결했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숨진 2명, 12명의 중경상자들에 대해 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생계비 및 학자금 지급, 사고 심리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병원 치료비의 경우는 청구를 병원이 검찰에 대신하고 이를 검찰이 해결하는 것으로 '치료비 지급보증'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원종의 재판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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